[전남일보]기고·박안수>키오스크(Kiosk)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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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박안수>키오스크(Kiosk)의 불편한 진실
박안수 말뫼아카데미 원장·경제학박사
  • 입력 : 2023. 11.19(일) 16:44
박안수 원장
엊그제 손자 하굣길에 무인점포를 가고자 해서 가게에 들려 아이가 필요한 물건과 아이스크림 몇 개를 계산하는데 계산대 센서(Sensor)가 어떻게나 예민하든지 분명 동일물건 2개를 구입했는데 영수증을 보니 3개로 계산되었다.

하지만 가게주인이 없는지라 어떻게 취소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금액이 크지 않아 그냥 집으로 오는데 찜찜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국내 은행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지점 폐쇄는 물론 심지어 현금자동입출기인 ATM기기 마저 대폭 줄인다고 한다.

해서 연세 드신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금융당국에서는 인근 우체국 등에서 은행대면거래를 대리토록 조치하였다.

뿐만 아니라 예전 여름이면 가장 시원한 곳이 그리고 한 겨울에는 잠시나마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장소가 그래도 은행의 지점이라 생각을 했는데 점차 아련한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할 듯싶다.

그런가하면 어느 유명 커피브랜드 매장에서는 이제 아예 현금을 받지 않고 오직 카드와 셀프로만 주문을 해야 한다고 하니 마음 놓고 커피 한잔도 자유스럽게 마시지 못함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대도시는 물론 길목 좋은 곳에는 여러 종류의 무인카페와 무인점포가 우후죽순처럼 개설하는 것이 작금의 소비유통 트렌드인 듯싶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대도시의 대형마트에는 많은 캐셔(Cashier. 계산원)가 상품대금을 정산했는데 지금은 자동계산대로의 고객을 유인해서 직접 계산토록 하고 있다.

더욱이 십여 년 전부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예 대형마트 자체가 무인점포로 거래되고 있었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어느 대형유통업체에서 신용카드 등을 입력을 한 후 상품을 카트에 탑재만 하면 바로 계산이 되는 마트점포가 시험운영 중이라고 한다.

요즘 고소도로휴게소에서 모든 음식물은 물론 호떡이나 어묵 하나까지도 필요한 양을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에서 신청해 구입해야만 하는데 이런 자동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는 어르신 고객은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난 형국이다.

어디 그뿐인가 고향 시골에서 원거리 대도시로의 외출이라도 하려고하면 시외버스터미널도 전부 무인계산기가 설치되어 잘못 입력하거나 취소할 시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어쩌다 가정에서 통닭이나 야식을 배달하고자 해도 핸드폰이 익숙한 MZ세대에서는 쉽게 해당 앱에서 주문하지만 이런 문화가 익숙하지 않는 60대 이상의 소비자에게는 많은 숙달이 필요할 듯 보인다.

지난 추석절에 개봉한 영화를 예매하는 과정에서 상영관을 잘못 선택해 상당한 고액을 지불하고서야 영화를 관람해야만 했던 기억이 있다.

미래학자와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금의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먼 훗날 직업을 선택할 시에는 현재 직업군의 50%이상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금은 능력과 실력이 비슷한 취업준비생이 경쟁하지만 그때는 아마도 인간과 인공지능(AI)이나 로봇과의 서로 영역 다툼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해 본다.

현재도 위험한 일, 힘든 일, 단순 반복되는 일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곳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찍이 진화론을 주장한 영국의 찰스다윈도 환경이나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자연 도태된다고 하니 시대적 흐름을 잘 순응해서 좀 더 슬기롭고 편리한 소비생활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