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재테크칼럼>예측된 상업용 부동산의 몰락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전남일보]재테크칼럼>예측된 상업용 부동산의 몰락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3. 11.23(목) 14:57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부동산 붐을 타고 상가 부동산은 수익률은 수익률대로 누리고 부동산 가격까지 폭등해서 건물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재미를 맛봤다. 하지만 지금은 상가건물의 투자 수익률이 급락하고 건물을 사겠다는 사람도 뜸해졌다. 일부 건물주들은 빌린 돈의 이자를 내기 위해 부업까지 나서는 상황도 눈에 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소규모 상가(330㎡ 이하)의 수익률이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0.59%, 중대형상가(330㎡ 이상)의 수익률은 0.65%에 그치고 있다. 은행 예금이자에도 한참 못 미치는 믿기 힘든 수치가 상가의 평균 수익률이라는 것이다. 공실률도 급증해서 소규모상가는 올 3분기 7.3%를 기록했고 중대형상가는 13.6%를 기록했다. 평균 수치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10%를 넘어가는 소수의 건물을 제외 한다면 투자금 대비 적자를 보는 상가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의 몰락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의 발달로 갈수록 오프라인 상가를 방문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배달 시스템의 편리함으로 반찬까지 배달시키는 경우가 일상화됐다. 걸어서 상가를 방문하는 것보다 편하게 집에서 여러 가지 상품들을 구매하는 경우가 잦아지는 현실에서 온라인 커머스와 배달시스템의 진전은 시간이 갈수록 상가의 침체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강남대로의 상가들이 불과 0.68%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중심 상권인 서울의 강남마저도 통째로 비어있는 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고 믿기 힘든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상업옹 부동산의 몰락을 단적으로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의류, 식당 등 전통적인 상가 이외에도 은행, 보험 등 사무실의 주 수요산업들도 너나없이 점포(사무실) 줄이기에 나서고 있고 이런 현상은 온라인 시스템이 발전할수록 가속화 될 것이다.

만약 지금도 조물주 위에 건물주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는 그 꿈을 잊으라고 권하고 싶다. 과거 상업용 건물주의 위상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시스템에 이어서 인공지능의 발달은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를 더욱 앞당길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거용과는 달리 정부의 관심밖에 있어 침체가 와도 부양책이 있을 리 없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