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성공한 리더 소통은 상대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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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성공한 리더 소통은 상대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제4강
손관승 작가 겸 신문 칼럼니스트
변화에 적극적이어야 새 인생
스토리텔링·유머의 ‘식탁 소통’
‘13년 조선 표류’ 하멜 리더십을
  • 입력 : 2023. 11.26(일) 18:08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지난 23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린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제4강에서 손관승 작가가 ‘리더의 식탁 : 공감의언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손관승 작가 겸 신문 칼럼니스트. 김양배 기자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의 네 번째 강좌가 지난 23일 오후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손관승 작가 겸 신문 칼럼니스트가 강단에 올라 ‘리더의 식탁:공감의 언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MBC 베를린 특파원과 iMBC 대표이사 사장, 세한대·중앙대 겸임교수를 역임한 손 작가는 언론인, CEO, 교수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인문학 작가로 활동 중이다. 손 작가는 인문학에 경영과 여행을 접목해 ‘리더를 위한 하멜 오디세이아’ 등 10여 권의 베스트셀러 작품을 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손 작가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일본 최고의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의 저서 ‘인간을 바꾸는 3가지 방법’을 언급하며 인생의 변곡점을 얻기 위해선 시간을 달리 쓰고, 장소 즉 환경을 바꾸는 한편 새로운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곳에 참석한 원우들처럼 3가지 변화에 적극적인 사람만이 새로운 인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작가는 “어느 장소에서든 우리 사회 생활 핵심 중 하나가 식탁이다. 식탁에서 이뤄지는 리더의 언어야말로 마법을 일으키는 힘을 가졌다”면서 “리더의 언어는 스토리텔링과 유머를 겸비해야 하며 스토리텔링의 가장 훌륭한 요소는 역경을 극복해 내는 것”이라며 ‘식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과거 주한 독일 대사 주최로 마련된 식사자리에서의 일화를 예로 들며 리더의 유머, 스토리텔링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손 작가는 “과거 식사자리에서 옆 상대의 와인잔을 실수로 건드린 적이 있다. 식탁자리에서는 좌측의 빵, 우측의 물·와인이 내 것이다. 그 순간 김효준 전 BMW 부회장이 ‘헷갈린다면 BMW를 기억하라’고 말했는데, BMW는 B(Bread, 빵), M(Me, 나), W(Water, 물)로 그 식사자리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면서 “식사 중 짧은 단 한마디로 본인과 회사를 동시에 홍보한 것”이라며 식탁에서 리더의 언어가 가진 힘을 역설했다.

그는 스토리텔링과 유머를 겸비한 ‘리더의 언어’ 외에 훌륭한 리더십을 위한 ‘리더의 소통’의 중요함도 강조했다. 원활한 리더의 소통은 ‘침묵의 언어(silent language)’를 이해하고 소통의 상대성을 인정하며 공감의 리액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작가는 “리더의 소통은 필연적으로 갑과 을의 위치가 될 수밖에 없다. 을은 리더인 갑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침묵의 언어라고 부른다. 리더는 직원들의 마음속 이야기인 침묵의 언어를 빠르게 캐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의 상대성을 인지하고 나의 말을 상대방의 언어로 들려줘야 한다. 소통은 상대방이 느끼는 것이 본질이기에 서로를 배려하며 나의 언어를 청자의 언어로 바꿔줘야 한다”며 “더불어 비언어적 표현인 리액션도 중요하다. ‘인생은 반응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공감의 리액션을 통해 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본인의 저서 ‘리더를 위한 하멜 표류기’를 언급하며 하멜이 가진 리더십을 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멜이 13년 동안 조선에서 지내며 터득한 적자생존(기록의 중요성), 회복 탄력성, 최초의 포도주와 ‘오미야게(지역특산품)’ 문화, 리더의 소통과 공감 등에 대해 설명했다.

손 작가는 “하멜은 13년 조선 생활 중 10년을 전라도에서 보냈다. 하멜표류기는 여행기가 아닌 그가 조선에 표류하면서 남긴 보고서로 17세기 생생한 전라도 사투리가 모두 기록돼 있다. 그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았는지가 쓰여 있다”며 “하멜의 위기 극복은 ‘적자생존’에서 나왔다. 적자생존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록이다. 하멜은 13년 동안 기록을 하며 생존해 오며 위기에서도 회복 탄력성을 잊지 않았다. 하멜 표류기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하멜의 회복 탄력성을 표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멜이 조선에 처음으로 와인을 건네며 지역 관리들에게 호감을 얻어 살아남았다. 이는 일본 문화인 ‘오미야게처럼 상대의 호감을 얻어낸 것이다”고 설명했다.

과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일본 오미야게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일본과의 교역을 위해 와인, 버터, 치즈, 아몬드 등 네덜란드 토산품을 선물해 일본과의 단독 교역권을 따낸 일화를 덧붙이며 하멜의 생존법을 강조했다.

손 작가는 “하멜의 리더십 원천은 공감과 나눔이다. 당시 조선에 극심한 가뭄이 들어 역병으로 먹을 것이 부족했을 때 하멜은 스님들을 따라다니며 공양을 받았다. 받는 음식은 일행과 공평하게 나눴다. 리더의 투명성이야말로 조직을 단단히 결속하는 조건이다”며 “하멜은 본인의 고통뿐 아니라 일행의 고통을 무시하지 않고 공감했기에 투명한 나눔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감의 어원은 그리스어 ‘함께 고통을 겪다(soun pathein)’에서 유래한 만큼 연대의식은 즐거운 일을 함께 한 사람보다 고통의 순간을 함께 나누며 생긴다. 하멜은 표류기에서 이 점을 자주 언급했다”며 “하멜은 고통을 함께하는 일행과 공감하며 투명한 나눔을 통해 훌륭한 리더십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