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산물 활용 생산·후학양성…남도음식 대중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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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지역특산물 활용 생산·후학양성…남도음식 대중화 앞장
선심식품 정선심 대표 지역특산물 활용 간장게장·새우장·갓김치생산
조선간장 사용 양념 최소화 원칙
5월 남도음식명인 선정 후학양성
전통발효식품 전수 체험장 세울것
  • 입력 : 2023. 12.04(월) 10:04
  • 조진용 기자
정선심대표가 직점 담근 조선간장등을 활용해 만든 간장게장
정선심대표가 여수농업기술센터에서 갓김치 등을 만들기위한 양념 제조 교육을 하고있다
간장게장·새우장과 갓김치 등 여수만의 특징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 업체가 있다. 11년째 여수 특산물과 재료들을 직접 엄선해 제조·판매하고 있는 선심식품(대표 정선심)이다. 여수 돌산 지역 갓과 직접 담근 조선간장 사용 등을 우선시 하고 있다.

지난 5월 남도음식명인으로 지정되면서 후학양성을 위한 활발한 농산교육을 펼치고 있어 남도음식 대중화에 선구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수특산물 사용 고집

여수시 서교7길 6. 골목길에 들어서자 선심전통식품이라고 쓰여 있는 건물이 눈에 띈다. 건물 앞 도로 한편에는 붉은색 세숫대야에 초록빛을 띈 갓이 수북히 쌓여 있다. 그 옆에서는 정선심 선심식품 대표가 막 수산시장에서 구매 해온 듯한 꽃게를 손질하느라 분주하다.

당초 정 대표는 여수시 광무동 럭키아파트 상가에서 이바지 한과를 판매하다 인근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구매가 잇따르자 2012년 여수시
11년째 여수 특산물과 재료들을 직접 엄선해 제조·판매하고 있는 정선심 대표
광무동에 위치한 서시장 인근에 ‘선심식품’ 상호를 내고 영업을 시작했다.

정 대표는 한과로 처음 요리사업을 시작했다. 결혼 후 아이를 양육하고 몸이 아픈 남편을 돌보면서 멀리 나가지 않고 할 수 있는 요리가 한과였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전통음식이나 향토음식 관련 교육이 있으면 빼먹지 않고 참여해 요리법들을 학습했다. 소규모 가내 수공업으로 시작했으나 인근 이웃의 입소문으로 주문이 들어오면서 선심식품이라는 이름을 걸고 가게를 차릴 수 있게 됐다.

한과로 대중들에 입맛을 사로잡았으나 설, 추석, 이바지 음식 때 쓰이는 것을 제외하면 한과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간장게장·새우장과 갓김치 판매로 방향을 틀었다. 간장게장·새우장은 여수전통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정 대표가 담근 조선간장을 쓰고 있다.

간장게장·새우장은 조선간장에 생강, 마늘, 대파,배 등을 넣어 기본양념을 만든 뒤 손질한 게장, 새우 등을 넣어 이틀 숙성하면 완성된다.

갓김치는 여수 돌산 갓 만을 사용하고 있다. 갈치속젓, 고추마늘, 생강, 보리밥 등을 갈어 기본양념을 만든뒤 버무리면 갓김치가 완성된다.

갓김치의 경우 최소한의 양념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갓김치는 영남 해안 지방에서도 예전부터 먹던 음식이었으나 여수 돌산 갓김치 덕에 호남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전라도식 음식을 내놓는 식당들이 갓김치를 내놓을 때 푸짐한 전라도음식 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갓김치에 과량의 양념을 넣어 맛을 버리는 일이 잦았다”며 “갓김치에 찹쌀풀을 쑤어 넣고 과일, 양파 등을 갈아 넣는게 오히려 잡균의 증식을 가속화 시켜 맛을 버릴 수 있다. 최소한의 양념이 갓김치의 맛을 더 잘 살릴 수 있어 최소의 재료만 넣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선심식품의 간장게장·새우장과 갓김치는 전국 온라인 주문을 통해 연매출 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가 건넨 간장게장을 한입 베어 물어보니 간장 본연의 짠맛보다 장기간 숙성된 조선간장의 달콤하고 고소한 게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여수 남도음식명인 정선심

정 대표가 간장게장·새우장,갓김치 등 전통식품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여수 지역 향토음식을 지속 생산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1980년대까지 갓은 가용 채소로 당시 여수 돌산 주요 작물은 보리·고구마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돌산 지역 재배 작물로 보리, 고구마를 찾기 어렵다”며 “1980년대 말 돌산 갓김치가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면서 갓 재배면적이 급격히 늘어났다. 1980년대 10㏊에 그쳤던 재배면적이 2010년 기준 350㏊로 확대됐으며 여수농업기술센터가 갓을 연중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보급한 이후 현재 1000㏊ 이상 면적에서 갓이 재배되고 있다. 여수 대표 작물이 갓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유과에 이어 갓김치까지 담그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것을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다. 정 대표의 하루일과는 교동시장 등 수산특화시장을 직접 찾아 음식에 사용할 재료를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정 대표는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직접 선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소득에 안주하지 않고 요리 교육에도 매진했다.

정 대표는 “여수 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특징적인 산물이 많아 이를 활용한 요리를 연구·개발하는 과정을 접할 수 있었다”며 “여수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여성농업인생활대학에서 농산물 가공반을 전공하고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선별법부터 서대를 이용한 요리나 문어를 이용해 천연조미료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가공법·조리법 등을 익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은 수상과 명인지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사)한국농식품CEO연합회 주관 우수유공자 표창을 받은데 이어 지난 5월 전남도 주관 남도음식명인으로 선정됐다. 남도음식명인 자격 요건은 5년 이상 전남 거주자 중 남도음식경연대회 5회 이상 참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전시·경영 분야 대상 또는 최우수상을 2회 이상 수상한 도민이다.

●여수의 맛 알리기 주력

지난해 정 대표는 여수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연구회 회장직을 맡아 45명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갓김치 제조, 문어강정, 한과 등 향토음식 제작교육을 펼쳤다. 최근 전남여성CEO회장, 광주빛고을아카데미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며 도내 농수산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향토음식 대중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선심 선심전통식품 대표는 “여수지역 최고 농산물을 지키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향토음식을 연구·발전 시켜나가고 싶다”며 “경제적인 이윤 추구보다 여수만의 전통식품을 이어갈 수 있는 후학을 양성하고 갓김치, 간장게장 등을 담글 수있는 체험장을 구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