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김관식>농촌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생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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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김관식>농촌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생애교육
김관식 시인·평론가
  • 입력 : 2023. 12.12(화) 13:35
김관식 시인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1차 산업에 종사하는 농어민 마을은 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부터 해마다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인구가 도시로 이주하면서 여러 사정에 의해 떠나지 못한 사람들만 남아 있다. 대부분 노인들만 빈 집을 지키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떨어져 있고 농어민 인구가 많은 광주 전남의 경우도 자녀의 교육, 소득이 높은 일자리를 찾아 인근의 도시로 대부분 이주하고 농촌과 어촌에는 노인들과 부모를 모시느라 떠나지 못한 사람이 남아 살고 있다. 그들 중 젊은 사람들은 극히 소수이지만 노총각으로 살고 있다. 농어촌으로 결혼하겠다고 나서는 신붓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형편이 괜찮은 노총각은 해외에서 신붓감을 들여와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고, 나머지는 노총각으로 늙어가고 있다. 노령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농촌은 점점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특용작물을 하는 농가는 일손이 부족하다. 그래서 농촌의 일손이 부족하자 해외 근로자를 들여와 그들이 일손부족을 거들고 있다. 농촌뿐만 아니라 어촌에도 마찬가지다. 고깃배, 염전, 양식장 등 어촌의 일손은 해외 근로자 아니면 도저히 운영해나갈 수 없는 실정이 되었다.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3디 업종 종사자들이 모두 외국근로자가 도맡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3디 업종은 종업원의 임금을 제 때에 주지 못하고 체불을 감당하지 못해 종업원이었던 해외 근로자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업체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도시의 3디 업종과 농촌은 외국 근로자들이 아니면 경영이 불가능하게 되고 있다.

농촌의 생활문화를 계도하고 이끌어가는 행정기관에서도 노인들의 복지 차원에서 농촌 노인들에게 반찬거리를 사주기도 하고, 100원짜리 버스표 지원 등등 복지차원에서 농민들을 돕고 있고, 농민들에게 농업 직불금을 주어 생활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농촌 복지제도가 생활개선에 집중되었을 뿐 농촌의 문화생활에는 등한시하는 감이 없지 않다.

농어민의 삶에 대한 질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보다는 농어민들이 문화실조에 걸리지 않도록 생애교육이나 정기적인 각종 문화 건강 순회 강좌 등 다양하게 건강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문화의식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문화개선에 초점이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져 절대적인 빈곤의 시대가 아니다. 단순한 먹거리만을 위해 일해야 했던 시대가 아니다.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농촌복지제도가 잘 되어 행정기관에서 어르신 돌봄 제도를 운영한다거나 정기적인 의료보건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평생교육 시대에 평생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어민들에게 다양한 평생교육 체제가 구축되어 농어민들이 문화실조에 걸리지 않도록 행정당국의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농촌마을의 저수지 부근의 인근 도로나 낚시터 주변에는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많이 쌓이고 있다. 노인 일자리로 행정기관에서 낚시터나 유원지 등에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감당이 어려운 실정이다.

어렸을 때 생활습관이 잘못 길러지면 어른이 되어서도 쓰레기를 아무데다 버리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습성이 베어들기 마련이다. 이런 어른들로 인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잠재적인 교육이 되어버린다면, 선진 문화 시민으로서의 성숙한 문화습성이 자리 잡는 일이 멀어지게 될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습관, 생활 예절 등을 익히지 않으면 평생 나쁜 습성이 문화 재생산 된다.

새마을 운동이 일어나 정착될 무렵에는 내 집 앞 내가 쓸기, 마을 꽃길 조성하기, 등등 부지런히 애향활동을 생활화하였다. 그런데 농촌마을 피폐해지고 있다. 아무도 자신의 농사일이 아니면 공익을 위한 공동체 활동을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농어촌의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 지역에 따라 귀농귀촌을 권장하는 홍보활동을 지방 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벌여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도시의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지역의 명소를 재정비하여 관광지화 하고, 대단지 꽃밭을 조성한다거나 특산물이나 관광자원으로 지역문화축제를 여는 등 다각적인 인프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하여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여 농어촌의 활기를 되찾고자 온갖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관광 인프라가 탄탄하게 정비된 지역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다소나마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지역의 정치, 교육, 문화, 경제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일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자기 고장을 찾도록 다각적인 유인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먹거리 장터 위주의 축제는 일시적일 뿐이다. 연중 관광객들이 찾아오도록 다양한 구경거리와 그 지역만의 문화와 먹거리, 힐링할 수 있는 장소 제공, 참신한 아이템의 관광유인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농어촌에 사는 사람들이 문화실조에 걸리지 않아야 양질의 서비스를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고, 한번 찾아온 관광객들이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농어촌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농어촌에 사는 사람들에게 경제위주의 복지정책보다는 그들에게 사는 보람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삶의 질적 개선을 위한 문화교양예술 활동의 장려, 건강 체육생활 등 생애교육으로 복지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