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안평환>전·일방부지 개발 그리고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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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안평환>전·일방부지 개발 그리고 남은 과제
안평환 광주시의원
  • 입력 : 2023. 12.17(일) 14:23
안평환 광주시의원
북구 임동이 주목받고 있다.

정체되어 있던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더 현대 광주’라는 복합쇼핑몰 입점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복합쇼핑몰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쇼핑과 컨벤션, 관광, 문화, 예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말한다.

복합쇼핑몰이 입점할 부지는 근현대 산업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전일방부지로 광주천과 맞닿아 있다.

전체 부지는 축구장 약 42개가 들어갈 수 있는 29만 6,340㎡ 면적으로 일반공업지역이다.

개발을 위해서는 부지의 용도를 일반상업, 준주거, 주거, 자연녹지 등으로 도시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전·일방부지 개발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4월 부지 개발을 위해 사업자가 ‘협상대상지 선정’을 신청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그러나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했다.

광주에 유일하게 남은 근현대 문화자원이자 산업 유산을 보존하면서 도시의 미래를 위한 조화로운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시민사회는 23차례의 전문가 합동 TF회의, 시민설명회, 공동위원회 자문을 거쳐 2021년 11월 협상 조건을 마련해 사업자에게 통보했다.

사업자는 협상 조건을 수용했고 같은 해 12월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됐다.

사업자는 광주시의 조건을 반영한 협상 제안서를 2022년 11월 제출해 비로소 사전협상이 시작됐다.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제도는 1만㎡이상 대규모 시설 이전 부지에 대해 도시계획 변경의 타당성과 개발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과 공공이 상호의 권익을 존중하고 신뢰와 성실의 원칙에 따라 협상하는 제도다.

광주시는 사전협상을 진행하면서 덴마크 회사가 출품한 ‘15분 도시’ 개념을 반영한 ‘모두를 위한 도시(City For All)’를 마스터플랜으로 최종 선정했다. 해당 부지의 밑그림이 완성된 것은 바로 이쯤이다.

필자는 사전협상조정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하여 근대 산업 문화유산으로 재창조를 통한 역사적 가치 제고와 지역사회와 이익 공유 그리고 협상 과정의 투명성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이어왔다.

사업자와 합의를 이끌어 내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당초 올해 6월까지 사전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사업자와 공공기여량을 두고 장시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 11월 토지가치 상승분의 54.45%인 5,899억 원으로 총 공공기여량을 합의해 사실상 협상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협상실무단은 전일방부지 보전과 개발이라는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고 물밑 노력을 통해 사업자와 광주시의 협상을 이끌어 냈다.

주민과 시민사회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간담회,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제시된 요구를 반영해 나갔다.

이번 사전협상은 타 사례와 비교해도 기간이나 규모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쌍촌동 호남대학교 캠퍼스의 경우 약 2년여의 기간이 소요됐으며 전체면적 6만 4,116㎡의 교육부지를 주거지역으로 변경하면서 공공기여금 242억 원을 기부받는 조건으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전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전·일방부지 개발이 추진된다.

사전협상 결과를 토대로 지구단위계획이 입안되면 관계기관 협의 및 주민 의견청취, 전략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재해영향성 검토 등 사전절차를 이행하게 되고 공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광주시가 최종 결정 고시하게 된다.

지구단위 계획 수립과 발맞춰 복합쇼핑몰 건립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사업자로부터 받게 될 공공기여량의 합리적인 사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또, 신세계 백화점 확장과 맞물린 주변 개발에 따른 교통혼잡 해결 방안도 나와야 한다.

끝으로 개발에 따른 이익이 해당부지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을 포함해 사회적 가치 환류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