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전남도립미술관서 기획전시 절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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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서 기획전시 절찬 진행
송필용 개인전 ‘물의 서사’
‘물’ 형상화 통해 역사 성찰
황영성 초대전 ‘우주 가족…’
화폭에 근원적 그리움 은유
  • 입력 : 2023. 12.17(일) 17:27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황영성 작 농경도.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송필용 작 땅의 역사.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연말 미술관 여행은 광양으로 떠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송필용 초대전 ‘물의 서사’와 황영성 초대전 ‘우주 가족 이야기’를 절찬리 진행 중이다.

내년 1월 21일까지 이어지는 송필용의 전시 ‘물의 서사’는 역사의 흐름을 ‘물’의 흐름으로 형상화한 자리다. 전시에는 1980년대 질곡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가 초기 대표작부터 신작과 드로잉을 포함한 100여 점이 걸렸다.

송 작가는 전남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목도한다. 이를 계기로 사회를 향한 민중의 목소리를 자신만의 묵직하고 사실적인 회화를 통해 표현하기 시작했다. 담양에서 땅의 역사를 응축해 표현할 수 있는 조형 요소를 탐구했으며 역사의 흔적을 흐르는 물과 폭포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과거의 작업이 땅의 역사를 거대한 물의 흐름으로 보여줬다면 이번 신작은 개인의 역사와 삶의 가치에 주목한다.

전시는 시기별 주제의 변화에 따라 3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땅의 역사’에서는 숭고한 역사의식을 기반으로 1980년대 혼란스러운 정국부터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아픈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업을 선보인다.

두 번째 ‘역사의 흐름’에서는 세찬 물줄기로 구현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김수영의 시 ‘폭포’에서 영감을 받아 폭포의 세찬 물줄기를 통해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고매한 정신성을 전한다. 폭포에서 드러나는 힘찬 필치는 곧은 정신의 소리이자 역사의 시대정신을 대변한다.

세 번째 ‘심연의 흐름, 치유의 통로’에서는 본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신작을 내걸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작가의 직관적인 점과 선의 새로운 조화가 눈에 띈다. 무법(無法) 선과 점을 새겨 완성된 물줄기는 개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화한다.

내년 2월18일까지 이어지는 황영성 초대전 ‘우주 가족 이야기’ 또한 진행 중이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작가 황영성 초대전으로, 1950년대 말 그의 초기 구상회화 작품부터 다양한 매체의 실험을 시도한 2000년대 입체 작품, 현재까지 이어온 최근 작품까지 회화, 설치, 아카이브 자료 등 110여점을 선보인다.

황영성 작가는 1941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6·25전쟁 당시 광주에 정착해 조선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65년 나주 영산포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난 이후 1967년 국전에 입선하며 6차례의 특선과 1973년 국전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회화를 한 단어로 꼽자면 ‘가족’이다. 60여 년간 일관되게 천착해 온 소재 ‘가족’은 소박한 시골집 가족에서부터 대자연의 뭇 생명들로 확대되고 마침내 세상 만물의 공생을 담는 ‘우주 가족’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5개 전시장에 여섯 개 주제로 구분돼 펼쳐진다. 먼저 1부 ‘자연주의 구상회화’는 1950년대 말부터 60년대까지 작가의 수업기부터 화단 등단에 이르는 초기 작품으로 구성됐다.

2부 ‘회색빛 향토서정’은 작가가 말하는 ‘회색의 시대’로, 마을과 가족의 개념을 회색조 회화로 변용시킨 1970년대 연작들로 구성됐다.

회색의 시대에서 ‘녹색의 시대’로 이어지는 전시 3부 ‘녹색 들녘과 가족’에서는 1980년대 시기 작품들을 선보인다. 주로 마을과 산야를 넓게 내려다보는 부감 시점을 택하면서 싱그러운 생명력의 기운을 완성한 목가적인 녹색의 전원 풍경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4부 ‘이국여행 고대 문명 탐방’에서는 유럽 곳곳의 해외여행과 더불어 고대 문명 탐방으로 펼쳐지는 작품을 통해 더욱 너른 세상을 향한 작가의 진취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2000년대의 대표작인 대형 설치작품 ‘Round Family(2007)’가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5부 ‘만유공존 우주 가족’에서는 다양한 재료와 묘법을 통해 실험적 조형세계를 보여준다. 2000년대 이후의 작품들로 다채로운 조형적 구성을 감상할 수 있다.

6부 ‘멈춤 없는 화업정진’에서는 지난날 거쳐 온 숱한 ‘가족 이야기’들을 회상하며 현재도 진행 중인 작가의 최근 회화 작품들을 통해 대미를 장식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