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맛남 “착한밥상서 미식 탐구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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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지속가능한 맛남 “착한밥상서 미식 탐구 즐겨요”
‘광주쿡폴리 미래의 식탁’ 성황
동구 산수동 도시재생콘텐츠
커피·전통주 등 ‘팝업 다이닝’
“탄소저감 등 식문화 논의를"
  • 입력 : 2023. 12.18(월) 17:41
  • 도선인 기자
지난 14일 동구 산수동 콩집에서 큐레이션 플랫폼 ‘아워플레닛’의 다이닝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곡성 멜론과 튀긴 완도 백새우를 버무린 타이 샐러드, 먹고 남은 멜론껍질 피클과 페낭식 오리 커리, 고려인 전통 떡갈비와 당근 김치. 고흥 유자 샹티크림을 얹은 양림동 피칸파이….

상상만으로도 침이 고이는 이 음식에는 광주·전남 지역의 미식 풍경이 담겨 있다. 여기에 탄소저감 등을 고려한 식재료 선정과 조리과정은 기후위기 시대, ‘착한 밥상’을 차려낸다. 광주 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가 푸드 큐레이션 플랫폼 ‘아워플레닛’을 초청해 이른바 ‘로컬 오디세이’라 불리는 시식 형식(다이닝)의 강연을 지난 14일 동구 산수동 콩집에서 선보였다.

아워플레닛의 장민영(전 KBS 한국인의밥상 작가) 대표와 김병일 셰프는 이날 ‘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한 미식탐험’을 주제로 한 여러 코스요리는 선보였다. 단순한 시식 행사가 아니다. 지구환경을 지킬 수 있는 조리와 음식은 무엇인지, 대책을 논의하는 ‘다이닝 강연’인 것. 각각의 메뉴에 숨겨진 스토리 설명은 맛이 풍미를 올려주는 덤이다.

첫 번째 메뉴인 ‘타이 샐러드’에 사용된 완도 백새우를 예를 들어보자. 이 음식은 흔히 먹는 대하나 흰다리새우 대신 주로 젓갈로 사용되는 완도 백새우를 활용했다는 것이 포인트인데 다른 지역이나 나라가 아닌 우리 지역의 농수산품을 사용하면서 운송을 위해 필요한 탄소 등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 특정 개체만 소비하는 것에서 비롯된 멸종위기, 양식에 사용되는 항생제로 인한 환경오염까지 막을 수 있다.

두 번째 음식 오리 커리 또한 지구환경을 고려한 메뉴다. 첫 번째 메뉴 타이 샐러드에 사용되고 남은 멜론껍질로 피클을 담아 곁들어 푸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했다. 밥 역시 흑보리 등 해남 토종쌀을 사용해 지구생태계 다양성 고려했다.

행사가 진행된 장소 또한 특별하다. 산수동 콩집은 (재)광주비엔날레가 지난 2017년 조성한 제3차 광주폴리 중 한 곳이다. 카페와 바 형태의 유리온실인 ‘콩집’은 한동안 유휴공간으로 남아 있었는데, 동구는 앞으로 이곳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산수동 도시재생 거점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장민영 대표는 “광주의 풍경을 코스요리로 그려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광산구에 모이면서 조성된 동남아음식 거리를 여행하면서 타이샐러드를 생각했고 광주 대표 음식 오리탕을 모티브로 오리 커리를 만들었다. 광주 고려인마을의 풍경은 그들이 먹는 전통 떡갈비와 당근 김치, 근대시기 외국 선교사들이 양림동에 심은 피칸나무 풍경은 피칸파이로 재구성됐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수동 도시재생 연계사업 일환의 프로그램 ‘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한 미식탐험’을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진행했다. 강연은 ‘식탁의 미래_지속가능한 미식의 탐험’을 주제로 4개의 강의와 간단한 시음·시식을 병행했다. 세부적으로 △기후위기 시대 위협받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전통주에 지속가능 미래와 로컬을 담다 △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한 미식 탐험과 광주의 미식 풍경 △기후위기 시대 지속 가능한 와인의 미래와 소비 등 4가지 주제다.
도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