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아침을 열며·정연권>구례 학생들이 펼치는 꿈 ‘나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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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아침을 열며·정연권>구례 학생들이 펼치는 꿈 ‘나는 나비!’
정연권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장
  • 입력 : 2023. 12.20(수) 15:05
정연권 센터장
 2023년도 저물어가는 끝자락이다. 아쉬움과 회한에 마음이 무겁다. 구름 사이로 비추는 조각 햇빛을 따라 유연자적 걸어본다. 하교 시간이라 길거리에 학생들이 많다. 재잘거리며 삼삼오오 깡충깡충 걸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활기차다. 버스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학생 미소가 어여쁘다. “안녕하셔요” 인사하는 초등학생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학생들이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연유는 지난 11월 22~23일 구례교육지원청에서 개최한 ‘2023년 구례미래교육 페스티벌’ 때문이다. 구례군 초중고 전체 학생들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행사로 구례실내체육관은 풍성한 한마당이 됐다. 학생 중심이요 학생을 위한 잔치였다.
 구례 맥(脈)에 뿌리를 두고 자란 구례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도록 구례 ‘인문’과 ‘생태’의 요소들을 향유하는 가운데 내년 구례 미래교육 비전과 과제를 모색하는 대동의 장(場)으로 진행됐다. 주제는 ‘나는 나비!’다. 구례 맥에서 자라나 꿈을 마음껏 펼쳐라는 뜻이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스피커 소리보다 크게 넘쳐나고 두 손 가득 선물을 받아 든 학생들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학생들이 주체가 돼 연주도 하고 시와 그림을 전시하는 등 체험을 했다.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이 아닌 미래를 알고 경험할 수 있는 로봇과 탄소제로, 구례 책 나눔 등 학생들의 건전한 미래교육과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노인 인구가 많은 구례에 시끌벅적 학생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이틀간 일정은 구례군의 미래와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토지초등학교 4학년 김모 학생은 “너무 즐거워요. 어린이날보다 더 재미있어요. 체험 부스도 많고 공연도 하고 빵도 먹고 선물도 많이 받았어요. 너무 좋아요.” 라고 즐거워 했다. 학부모 장모씨는 “구례 교육환경이 좋아 초등 과정만 이수하려고 서울에서 유학 왔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오늘처럼 아이들 교육에 열의를 갖고 이끌어 준다면 왜 구례를 떠나겠어요. 내년에도 이 행사하는 거죠?” 라고 웃는다. 감동과 함께 내년에도 이런 행사를 열어주었으면 하는 염원의 목소리였다.
 신제성 교육장도 진취적이고 소통하는 열정 덕택에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옥란 과장의 어머니 리더십도 돋보였다. 교육청 직원과 구례 전체 17개교 선생님들의 합작품이다. 행사를 기획 추진한 최관현 장학사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대화하는 마인드를 가졌다. “장학사는 일꾼이고 가교역할을 하는 사람이죠. 처음 기획했을 땐 막막하고 어렵기만 했는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아이디어를 주고 구례군청을 비롯한 기관단체에서 도움을 줘 안전하게 마무리하게 돼 행복합니다.”
 먹빵 체험코스에서 우리밀 빵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구례군도시재생센터와 MOU를 체결한 9명 대표의 열정과 따뜻한 사랑 때문에 맛이 너무 좋아 조기에 마감되어 늦게 왔던 학생들에게 미안했다. 업체뿐만 아니라 방문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성취감이 높아 구례스러운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자리매김하였다.
 구례역 제과점 이은하 대표는 열정의 대명사다. 우리밀 빵을 들고 어디든지 찾아다니며 홍보한다. 구례당 한주영 대표는 임신한 몸으로도 참여했다. “아이들을 위한 행사이고 곧 엄마가 되기 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빵을 만들었죠.” 이스트베이크샵 김슬기 대표는 “구례에서 태어나 학교에 다녔다 후배들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골목길 여전사 스윔 이채영 대표는 아이들에게 신선한 빵을 먹이겠다며 작은 냉장고까지 준비해 나왔다. 은카롱 이은경 대표는 학생들이 좋아할 모양과 색으로 마카롱과 휘낭시에를 만들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행사 후 주말에 학생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매출 급증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지원 고예로 대표가 직접 농사를 지어 만든 블루베리 식빵, 빵앗간 김은희 대표의 감을 넣은 감빵과 녹차빵 역시 건강빵으로 학부모와 교사들에 인기가 많았다. 우리밀로 만든 쿠키와 빵을 만드느라 밤을 꼬박 지새우고 나왔다는 사나래밀 김보경 대표는 “피곤하지만 맛있게 먹는 모습에 피곤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모두가 만족하고 좋아하는 이번 행사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내년에는 유치원생도 함께했으면 좋겠다. 처음 시작했으니 다음에는 발전하리라 믿는다.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도록 지역사회와 연계했으면 한다. 기성세대들이 학생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구례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힘차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