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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융·복합, 건축, 현대미술 한 자리서 감상하세요
21일 ACC 3개 전시 동시개막
해양도시 주제 ‘디어 바바뇨냐’
‘이음지음’ 아시아 건축물 특성
‘가이아의 도시’ 식물관계 사유
  • 입력 : 2023. 12.20(수) 15:48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ACC 복합전시 2관에서 진행되는 ‘이음 지음’의 코이치로 아즈마 작 ‘무한차륜’. ACC 제공
미술관 전시 관람으로 연말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21일 융·복합 전시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건축 전시 ‘이음 지음’, 현대미술 전시 ‘가이아의 도시’ 등 전시 3종을 동시 개막한다.

먼저 내년 6월 16일까지 복합전시 1관에서 펼쳐지는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는 아시아 도시문화 연구의 일환으로 기획된 융·복합 전시다. 예술 작품을 통해 다양한 문화가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로 재탄생되는 아시아 해항도시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살피고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가치를 소개한다.

디더바바뇨냐는 중국 이주 남성과 말레이계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들을 일컫는 말에서 기원한다. 어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바바뇨냐는 기존의 토착문화를 바탕으로 인도·중국·유럽 등 서로 다른 지역의 문화 요소들이 결합하여 새롭게 만들어진 혼합문화(Cross-Culture)를 의미한다.

전시는 바다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아시아 해항도시 중 인도의 코치,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중국의 취안저우를 소재로 선택하고 있다. 바닷길에서 만난 이들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그 속에 녹아 있는 혼합문화적 특징들을 심미적으로 표현했다.

‘이음지음’은 미술의 언어를 통해 아시아의 건축과 사회를 조망하며 함께 지어가는 의미와 공동체의 동력에 주목한다. 작품들은 건축을 소재로 창·제작됐으며 기둥 구조물과 중정, 회랑 등 아시아의 건축 특성을 담은 복합전시 2관 상상원의 공간적 특징을 더욱 활용했다. 전시는 내년 7월 21일까지 복합전시 2관에서 진행된다.

본 전시는 ‘아시아의 도시 경관’들을 전시장으로 갖고 온다. 가까운 예로, 광화문에서 만나는 숭고한 옛 건축물들은 그 앞에 자리잡은 현대적 건축물들과 상존하며 도시 서울의 개성을 조화롭게 형성하고 있다. 전통의 흐름이 이어져 오는 동안 스며들거나 이웃하여 조화를 만들어 내는 ‘어울림’은 공존의 미학이다.

ACC 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가이아의 도시’의 아이 웨이웨이 작 궁전. ACC 제공
내년 2월 25일까지 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가이아의 도시’는 자연을 대변하는 ‘식물’과 문명의 주체인 ‘인간’의 관계를 사유하는 전시다. 가이아는 고대 창조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으로 모든 생명의 탄생과 성장, 죽음과 재탄생의 순환을 관장하는 대지의 어머니를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이아’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지구의 화학적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자기조절시스템, 즉 ‘능동적 존재’로서의 대자연을 의미한다.

근대 시대의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폭발은 인간과 자연을 대립적인 관계로 분열시켰고, 인간의 우월함이 강조됐다. 그 결과 가이아는 항상성 유지를 위해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각종 바이러스와 질병 등 자기조절을 통해 인간 중심의 기계론적 세계관을 극복하려는 반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이번 전시에 자연이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의해 도시로 이주되고 변형되는 현상, 그럼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으며 인간과의 공존을 실천하는 식물의 능동적 의지를 다루면서 지속 가능한 생태 문명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ACC는 관객들의 작품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에 개막하는 전시 3종 모두 알기 쉬운 전시해설을 마련했다.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는 오감 체험 콘텐츠를, ‘이음 지음’은 유현준 건축가의 음성 안내 및 수어 해설을, ‘가이아의 도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홍보물을 제공한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전시 접근성 강화’를 통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공간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다양한 유형의 전시를 통해 따뜻한 연말과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