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전일광장·이기언>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지향하는 미래교육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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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전일광장·이기언>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지향하는 미래교육 방향
이기언 광주광역시교육연구정보원 연구원·교육학박사
  • 입력 : 2023. 12.26(화) 13:08
이기언 연구원
최근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2023 광주국제교육포럼’을 개최하였다. 광주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세계 유수 대학의 교수진과 우리나라 각계의 교육 전문가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발제를 하였고, 광주지역뿐만 아니라 타 시도 교육 관계자들이 함께 미래교육에 대해 토론하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미국 에모리대학 최익선 교수는 교육학 100년 동안의 난제인 ‘지식과 행동 사이의 격차(Knowledge and Action Gaps)’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였다. 최 교수는 실제 수행했던 실험을 예로 들었는데, 대학생들이 교내 식당에서 식사 전 손을 씻는 행동에 관한 실험이었다. 식사 전에 손을 씻는지 설문한 결과 ‘그렇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85%였다. 하지만 같은 학교 학생들이 구내식당에서 식사 전에 손을 씻는지를 직접 관찰한 결과 실제로 손을 씻는 학생은 2.5%에 불과하여 대학생의 설문조사 응답 결과와 실제 행동은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실험뿐만 아니라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립된 인식 수준은 삶 속에서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최익선 교수는 앎과 삶의 일치를 위해 ‘실생활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학습 조건’을 강조하였다. 먼저 학습자는 자신이 현재 가진 지식 수준과 한계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역할과 사명, 삶의 목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통해 삶 속에서 의미있는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수학능력시험 점수 등의 학업성취도, 특정한 자격이나 기술 습득이 그 분야의 전문성이나 최고임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손찬희 본부장은 광주의 미래교육은 ‘자기이해지능’과 ‘성장형 사고방식’을 중심에 둘 것을 제안하였다. 자기이해지능은 자기성찰능력이다. 자기이해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기존중감과 자기향상,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역량도 높아서 상생과 공존을 위한 역할에 적합하다. 성장형 사고방식은 스텐포드 대학 캐롤 드웩(Carol S.Dweck) 교수가 제시한 개념으로, 노력과 연습을 통해 성장하고 가능성을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인간이 AI에 종속되지 않고 주도성을 갖기 위해 미래세대가 반드시 가져야 할 태도이다. 학생들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을 때 성취도가 높아질 수 있고, 학습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와 노력에 집중하는 활동을 했을 때 성장형 사고방식은 더욱 촉진된다.

2024년 광주광역시교육청은 ‘다양한 실력이 미래다: 다시, 교육의 본질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교육의 본질은 다른 것의 수단이 아닌 교육 그 자체로서의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함을 내포한다. 무수히 많은 교육학자들이 교육의 목적에 대해 정의하였다. “성장하는 힘을 기르는 것, 앎과 삶이 일치하는 것. 평생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 인간다운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

2024년 광주교육이 지향하는 ‘교육의 본질’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과 학부모 등 모든 교육 주체들이 각자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배움이 중심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배운 것을 삶에서 행하고, 배움을 토대로 성장하고, 자신이 성장한 만큼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와 세계 곳곳에 나눔을 실천했으면 한다. 미래를 함께 여는 광주교육은 교육의 본질을 지키는 배움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