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김문수>농축산물 무제한 증량 수입 제한 법제정 급선무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전남일보]기고·김문수>농축산물 무제한 증량 수입 제한 법제정 급선무
김문수 전남도의원
  • 입력 : 2023. 12.27(수) 13:01
김문수 전남도의원
농축산물 가격을 하락시키고 농업소득을 쪼그라들게 만드는 주범이 따로 있다. 수입농축산물의 일정량을 낮은 관세로 들여오는 농업정책 TRQ이다.

농협경제연구소 ‘농축산물 수입관리제도 운영현황과 개선방향’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까지 결정된 추가 TRQ 물량은 15개 품목, 61만 6,755t에 달하며, 2022년 4회에 걸친 TRQ 물량은 70만 5655톤으로 2023년 단 2회에 걸쳐, 지난해에 버금가는 물량을 낮은 관세로 들여왔고, 돼지고기는 9월까지 3만톤, 연말까지 1만 5000톤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TRQ는 정부가 특정 수입 농축산물 중 일정 물량에는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적용해 국내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제도이다.

이번 TRQ 물량은 무관세로 들여온 품목이 많았다는 것도 이 정부의 물가정책의 문제점을 농산물에 뒤집어씌우는 기막힌 현실이다. 문제는 정부 내에서 몇 단계 절차만 거치면 저율관세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을 이 정부가 개정해 증량 물품, 물량, 기간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원칙 없이 규칙을 활용하는 것은 농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증량된 TRQ는 기본관세보다 현저히 낮은 관세를 적용하여 유입되는 방식으로 2023년 9월까지 15개 품목에 61만 6755톤의 TRQ 물량이 쏟아져 들어왔다.

품목별로 보면 당초 예정물량보다 양파는 4.5배 많은 9만톤 수입으로 시장접근물량 2만 645톤의 50% 이상은 135%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2023년 양파 20㎏ 한 망당 수확기 1만9000원이던 것이 12월 현재 1만2000원 아래로 폭락했으며 생산비도 안되는 현실이다.

참깨는 6만4269톤으로 3900톤 이상은 630%, 땅콩은 6000톤으로 2000톤 이상이면 230.5%, 대두는 4만 5,000톤(487%)의 관세를 부과해야 함에도 무관세 및 최저율관세로 수입되었다.

이는 농업소득과 농업생산성을 저하시키고, 농업ㆍ농민ㆍ농촌을 말살시켜 농어촌 소멸을 가속화시키는 농식품부와 기획재정부의 폐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농업정책이 아니고 농업말살정책인 것이다. 남는 게 있어야 농사를 짓지 않겠는가. 남으면 갈아엎고 물가가 오르면 TRQ 물량까지 싹쓸이 수입하는 정부, 이게 정부일까.

국내 농업의 상황이나 농민의 실정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TRQ의 농축산물 수입 정책을 계속 추진하면 수입물량이 남용돼 국내 농업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정책이 무슨 농업정책인가.

농식품부는 TRQ 물량 증량과정에 농축산물 생산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농산물, 축산물, 임산물 각 1명 등 농축산물 무역정책심의위원회 위원에 생산자 대표가 참여하여 농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자문ㆍ심의 품목이 4개에서 2023년부터 7개로 늘었지만, 품목연합회장 출신 위원은 여전히 4명으로, 이 정부의 농업 홀대 정책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정부는 국내산 수급 형편을 좀 더 면밀히 따지고, TRQ 운용과정에서 농축산물 생산자의 의견수렴을 강화하고,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 등에서 생산자 대표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을 편법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무분별한 농축산물 수입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법 제정을 촉구하며, 저율관세의 수입 농축산물 확대로 인해 국내 농민이 지금처럼 불공정한 시장에 방치되고 있는 환경을 끊임없이 부추기는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TRQ 도입 목적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용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