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경제칼럼>부자도 사회에 대한 책임감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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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경제칼럼>부자도 사회에 대한 책임감 가져야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4. 01.18(목) 14:50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금융투자세 폐지, 대주주 주식양도세 요건 50억 상향, 고액 부동산, 다주택자 종부세 감세 등 자산 투자자들에 대한 친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1400만명에 달하는 주식투자자와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얼핏 보면 환호할만한 정책인 것 같지만 실상은 상위 1%를 위한 감세정책이다. 대통령의 발언과 ‘부자 감세’에 대한 일련의 행보를 보면 야당의 주장처럼 무지몽매하다 못해 부자들을 더 잘살게 해주려는 의지(?)가 확고한 듯하다.

윤 대통령은 신년초 국민과의 대화에서 수십억 짜리 벤틀리 지동차를 언급하고 종부세 감세를 말하며 부자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중소 서민을 죽이는 일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서민은 부자들의 낙수효과에 기대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 같아 황당하다. 대통령과 정책책임자들이 돈의 흐름을 조금만 이해하더라도 그런 발언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돈은 물과는 거꾸로 밑에서 위로 흐른다. 자본주의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다. 중앙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펴서 시중에 돈을 풀더라도 그 돈은 잠시 서민의 손에 머물다 결국은 대기업과 부자들의 손으로 들어간다. 인간의 보상심리와 거대자본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질 좋은 상품의 태생적 한계 때문일 게다.

자동차를 바꾸고, 비행기를 타고 고급 호텔로 여행을 가고, 골프를 시작하고, 명품을 사고, 가전제품을 새로 산다. 자동차, 비행기, 호텔, 골프, 명품 등 이 모든 상품들은 거대자본이 아니면 생산할 수 없는,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이 만들 수 없는 상품들이다. 이렇게 서민들은 아낌없이 부자들에게 돈을 지출하지만 부자들은 서민들에게 돈을 쓰지 않는다. 일부러 서민들을 생각해서 동네 가게에서 떡볶이를 먹는 부자는 드물 것이다. 미국의 부자들은 엄청난 기부를 하면서도 정부에서 부자 감세 논의가 나오면 빌 게이츠, 워런 버핏 같은 세계최고의 억만장자들이 앞장서서 반대한다.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준 당사자가 바로 시민들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말했지만 지금의 종부세율 정도는 부자들이 충분히 감당할수 있는 세율이다. 부자들도 자신을 키워준 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