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탄소중립과 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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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탄소중립과 원자력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4. 01.22(월) 10:42
임낙평 전 의장
‘2050 탄소중립’은 인류사회의 거대한 약속이다. 한국을 포함, 모든 국가가 그렇게 천명했다. 2050년, 지금부터 불과 25년. 그때쯤 오늘 우리의 주력 에너지인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이것이 도도한 국제적 흐름이다. 인류가 기후위기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다.

탄소중립의 길은 탄탄대로가 아니다. 오늘의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사회체제를 온실가스 순제로(Net-Zero)배출체제로 확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는 2030년, 지금부터 6년 후까지 지금 수준에서 ‘재생에너지 3배, 에너지 효율성 2배’를 확충하기로 합의했다. 온실가스 배출 또한 45% 감축할 것도 결의했다. 변화를 위한 피땀어린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탄소중립의 길에서 원자력이 등장했다. 원자력 옹호자들은 원자력이 친환경 무탄소에너지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종종 그런 주장이 있었지만, 주목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COP28 유엔 기후총회에서 한국을 포함 22개 국가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용량의 3배 확대’를 천명했다. 광범위한 국제적 공감대는 없었다. 120개 국가가 함께한 2030 재생에너지 3배 확대와 비교하면 초라한 결과다.

한국 정부가 원자력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원자력을 무탄소에너지(Carbon Free Energy)로 규정하고 국내에서 무탄소연합(CFA)을 결성했으며, 국제사회에도 무탄소연합을 제안했다. 이번 COP28에서도 원전 3배 확대에 적극 참여했으며 무탄소연합 주관으로 국제사회에 ‘무탄소 이니셔티브’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 국제사회의 반응은 서늘했다.

RE100(재생에너지 100%)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도입하자는 일종의 캠페인으로 10년 전 출범했고,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구글, MS, 애플, BMW, GM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426개 거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CF100(무탄소에너지 100%)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수소 그리고 탄소 포집과 이용, 저장(CCUS)기술까지 포함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CF100이 한국에 현실적이라며 선호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신년 들어,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위해서 ‘원자력이 필수’라며, 원전의 추가건설을 구상 중이다. 그동안 수명이 다한 원전은 수명 연장, 과거 취소되었던 원전의 재추진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 또한 소형모듈형원전(SMR)의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금년 수립 예정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원전 추진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에너지 정책을 원전에 올인한다는 인상이다. 과연 정부의 주장대로 원전이 친환경 무탄소에너지인가? 탄소중힙 에너지원인가? 2050년 원전 3배 확대가 국내 및 국제적으로 가능할 것이가?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국제적 추세인가?

그렇지 않다. 원전은 화석연료와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은 없지만 그보다 더 무섭고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을 생산 배출한다. 사고의 위험도 상존하고, 핵폐기물 처분계획도 아직 없다. 원전 3배 확대는 미친 짓이다. 이 선언에 참여한 미국 일본 프랑스 등 22개국 중 어느 나라도 3배 확대의 가능성은 없다. 국제적 추세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해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의 처분에 대한 계획도 국민적 공감대도 없다. 여기에 신규원전을 짓는다면 어느 국민이 박수를 보낼까?

쉬운 길이 있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기후환경파괴도 없으며, 더욱이 일자리와 경제의 발전을 기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 바로 태양 바람 등 재생에너지가 확고부동한 대안이다. 국제적으로 해마다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무서운 속도로 진행 중이다. 2030년 재생에너지 3배, 에너지 효율성 2배 확대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다. 구체적 계획을 수립, 이행해야 한다. 이를 발판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RE100을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 결코 원자력은 탄소중립의 수단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