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유정화>유권자의 행복을 결정 짓는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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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유정화>유권자의 행복을 결정 짓는 ‘선거’
유정화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 입력 : 2024. 01.23(화) 12:26
유정화 초빙교수
‘시민은 태어나지 않는다. 다만 만들어질 뿐이다.’ 찰스 퀴글리(전 미국시민교육센터 사무총장)의 말처럼 민주국가의 발전은 교육받은 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선거연수원과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공정한 선거관리 업무 외에 민주시민교육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위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연수, 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적극적인 민주시민의 양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모든 이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티칸 미술관 스텐차 델라 세나투라(stanza della Segnatura)에 소장되어 있는 ‘아테네학당’은 산치오 라파엘로(Sanzio Raffaello:1483∼1520)의 대표적인 그림이다. 베드로 성당과 비슷한 학당에 54명의 인물이 표현되어 있으며 대부분 익히 들어 알 수 있는 철학자·천문학자·수학자들이다. 그림의 중앙에 플라톤과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는 듯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유독 눈에 띈다. 그가 들고 있는 ‘윤리학(Eticha)’이라는 책의 내용은 행복의 정의를 줄곧 이야기하고 있다. 역시 고대 철학자들에서부터 현존하고 있는 우리들까지, 행복은 누구에게나 관심 있는 대상임에 틀림없다.

행복하고자 소망한다면 그 행복을 찾는 방법은 내부와 외부에서 각각 찾을 수 있다.

먼저 행복한 개개인이 모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내부적인 방법으로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개인이 자신을 성찰하고 행복을 위한 방법을 스스로 선택해 가는 것이다.

반면 외부적인 방법으로는 인간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제도나 환경 개선을 통한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다. 즉 국민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정책을 바꿔가는 방법이다. 이는 손가락을 베어 피를 흘리고 있는 아이에게 ‘조금만 참아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는 식으로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닌, 상처가 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거나, 다쳤을 때 필요한 치유의 과정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합의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환경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방법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을 할 때,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의 시드니 엥겔베르그 교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교수는 아기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난처해하던 학생에게 ‘아기를 데려와도 된다’라며 격려했다. 하지만 수업 중간에 아기가 울자 당황한 학생이 난처해하며 아기를 안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이때 교수는 자신이 아기를 안고 달래면서 수업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아마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라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를 맡길 때, 양가 부모님이나 믿을만한 이웃 등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고르기 위해 고민이 되며, 이 과정은 무척 신중함이 요해진다. 바쁘다고 해서 잘 알지도 못하거나 신뢰하지 못한 사람으로 가볍게 고르지는 않을 것이다. 소중한 ‘내 아이’이고, 무엇보다도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표자를 뽑는 일은 소중하고 중요한 내 일이다. 내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고를 때,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라며 쉽게 생각할 수 없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남에게 미룬다면, 내 아이를 위한 안전한 돌봄은 이루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인이고, 유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다. 어떤 후보자를 선택할 것인지 우리의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것처럼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표해야 한다. 각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며, 선거에 꼭 참여하여 우리의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선거는 행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