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정부의 선제적 대처 필요한 양파값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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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정부의 선제적 대처 필요한 양파값 하락
전남, 정부에 수급안정책 건의
  • 입력 : 2024. 02.13(화) 17:34
전남도가 오는 3월 조생종 양파의 출하를 앞두고 정부에 수급안정 대책을 건의했다. 지난해 자율 관세할당 양파 수입에 따른 16만 톤의 재고량 증가와 2024년산 양파 재배 면적 증가에 따른 과잉생산으로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데 따른 조치다. 실효성 있는 정부의 선제적 대책을 촉구한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산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1만 8789㏊에 이른다. 기상 호조로 생산량도 늘 것으로 보여 수확기 가격은 지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2월 중순 조생종 양파의 경우 70~80%가 포전거래(밭떼기)로 이뤄졌으나 올해는 4~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입도 증가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양파 수입액은 5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가 늘었다. 이런 여파로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농수산물도매시장 양파 거래가격은 ㎏당 1132원으로 지난해보다 23% 하락했다.

양파 등 농산물은 가격이 내려도 수요는 크게 오르지는 않지만, 공급량이 조금만 늘면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수요·공급이 대표적으로 비탄력적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해 양파수입을 크게 늘린데다, 재배면적마저 증가했으니 올해 양파 수급에 적신호가 켜질 것은 당연한 예측이다. 애써 키운 농작물을 갈아 엎는 산지폐기 우려도 나온다.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이면 가격안정을 명분으로 수입을 늘리는 정부의 뻔한 대책도 농민들에게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정부는 전남도가 건의한 조생종 양파 출하기인 3월 이전에 수입 양파 7000톤을 가공용으로 출하하고, 2024년산 양파 정부 수매 비축량을 확대해야 한다. 수입에 의존하는 수급대책에서 탈피하고, 관세할당 수입량 결정 시 양파 생산자 단체의 참여도 보장해야 한다. 지금 농민들 처지에서는 인건비부터 자재값까지 가격 빼고는 모든 게 다 올랐다.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농업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에 주어진 중요한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