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현역 3명 모두 탈락… 민주 텃밭 ‘거센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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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현역 3명 모두 탈락… 민주 텃밭 ‘거센 물갈이’
윤영덕·조오섭·이형석 경선 고배
정진욱·정준호·전진숙 본선 티켓
“정치력 부재”…실망감·반감 표출
청년·여성가점도 승부에 큰 영향
  • 입력 : 2024. 02.22(목) 18:27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해 실시한 광주지역 1차 경선에서 현역 국회의원들이 모두 탈락하며 민주당 텃밭에서 ‘인물 교체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민주당 경선 승리가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광주·전남에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과 비판적 여론 형성 등 ‘현역 물갈이’를 요구하는 민심이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남은 경선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광주, 전북, 제주 지역 등 총 21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광주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광주 동남갑, 북구갑, 북구을 3곳의 국민참여경선 결과 현역 의원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동남갑은 당 원내대변인인 윤영덕 의원이 정진욱 당 대표 정무특보에게 패했다. 북구갑에서는 조오섭 의원이 정준호 변호사에게, 북구을에선 이형석 의원이 전진숙 전 광주시의원에게 밀려 탈락했다. 불출마 선언이나 컷오프(공천 배제)가 아닌 경선을 통한 현역 의원 탈락은 이번이 처음이다.

3개 지역구에서 현역 모두 ‘물갈이’된 이례적인 상황을 두고 지역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지역민 사이에서 ‘인물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현역 의원들의 정치력 부재에 따른 실망감과 반감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국회의원들에 대해 ‘선거 기간이 지난 뒤 지역구에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4년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등 비판적인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경선을 앞두고 실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거주지역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4월 총선에 다시 출마할 경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과반 이상의 응답자가 ‘새 인물로 교체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총선 압승과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을 전면에 배치해야 한다는 유권자와 당원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현역 교체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광주·전남 지역 특성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역대 총선에서 지역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은 △16대 61% △17대 66% △18대 52% △19대 35% △20대 47.3% △ 21대 83%였다.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이 1대1 구도에서 특정 경선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도 승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동남갑은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던 오경훈 ‘이재명의 기본사회연구소’ 소장이 정진욱 예비후보를 지지했고, 북구갑에선 조오섭 의원의 오랜 라이벌인 문상필 전 광주시의원이 컷오프 뒤 정준호 예비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청년·여성에 대한 가점 역시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준호 예비후보는 청년 가점 10%, 전진숙 예비후보는 여성 가점 25%를 적용받아 현역 의원들과 맞붙었다.

총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발표된 민주당 경선에서 광주지역 현역 의원 3명 전원이 탈락하며 ‘인물 교체론’이 힘을 얻으면서 나머지 선거구의 경선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역 내 ‘현역 물갈이’ 바람이 확산할 경우 나머지 광주 5곳과 전남 10곳의 경선에서도 현역 의원들이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광주에서는 양향자 의원이 탈당한 서구을을 제외하고 이병훈(동남을)·이용빈(광산갑)·민형배(광산을)·송갑석(서구갑) 등 4명의 의원이 경선을 대기 중이다.

이병훈 의원은 오는 26∼28일 경선 투표에서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과 맞붙는다. 민형배 의원도 같은 날 경선을 치른다. 광산을은 김성진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정재혁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의 3인 경선이라 특정 후보가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면 오는 3월 결선 투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용빈 의원은 지난 21일 공천 심사 결과에서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과의 2인 경선이 결정됐으며 경선 투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송갑석 의원 지역구는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는데, 앞서 송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에 포함됐다고 공개한 바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