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지역 밀→막걸리 깜작 변신 국산 밀 활용률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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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전남일보] 지역 밀→막걸리 깜작 변신 국산 밀 활용률 높인다
●무안산 밀로 막걸리 제조 박세희 목포 밀물주조 대표
아스파탐 인공감미료 가미 안해
지난해 밀물탁주·8도 출시 '인기'
고소함· 청량감 굿…목넘김 최고
바다사자 강치 캐릭터 활용 호평
식도락 여행 맞춤 신제품 출시도
  • 입력 : 2024. 03.04(월) 09:58
  • 글·사진=조진용 기자
목포시 무안동 13-1 일원에 위치한 밀물주조. 1년째 무안산 밀을 사용해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밀물주조는 발효에 중점을 두고 인공감미료 사용을 배제해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아스파탐 인공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무안산 밀로 만든 막걸리가 최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자급률 1%에 그치고 있는 국산 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박세희(37) 밀물주조장 대표다.

박 대표는 KTX목포역 인근인 목포시 무안동 일원에서 1년째 주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기업인이다.

통밀의 경우 껍질 성분때문에 알코올 발효에 어려움이 있지만 전통누룩을 사용해보는 등 자신만의 기법을 총동원한 끝에 밀물탁주를 탄생시키게 됐다.

박 대표는 전통 음식점, 관광지 등을 찾는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상호명을 ‘밀물주조’라고 이름붙인 데는 평소 취미인 서핑에서 착안했다. 썰물이 빠졌다가 밀물이 들어와 깊은 바다가 되듯이 소비자들도 밀물주조 맛에 순식간에 빠졌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

●국산 밀 막걸리 ‘밀물탁주’ 탄생

목포시 무안동 13-1 1차선 일방통행도로에 접어들자 도로가쪽에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연기가 나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40년 이상 운영중인 태동반점 건너편 통유리창 형태 가게가 눈에 띈다.

가게 내부로 들어가니 박세희(37) 밀물주조 대표가 막걸리가 든 병들을 포장하느라 분주하다.

밀물주조는 지난해 11월 밀물탁주·8도를 출시했다. 밀물탁주는 국내 유일 무안산 통밀 100%로 만들어진 막걸리로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은 무(無) 아스파탐 막걸리다.

박 대표는“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 막걸리, 주스, 탄산음료 등에 쓰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시중 막걸리에 첨가된 아스파탐에 대해 발암 가능물질(2B군)로 분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며 “국내 아스파탐 하루 섭
밀물주조는 우리밀농협협동조합으로부터 무안산 밀을 수급받아 2개월 단위로 100kg밀을 소비하고 있다
취 권장량은 체중 1㎏당 40㎎으로 체중 60㎏ 성인 기준 콜라 250㎖를 하루 55캔 마셔야 하루 섭취량을 초과하게 된다. 청정 전남산 재료를 사용하고 발효에 중점을 두기 위해 아스파탐을 첨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건넨 막걸리를 시음해 보니 대중적인 일반 막걸리 단맛보다 고소함과 청량함이 입안을 감돌았다.

단맛을 배제하고 고소함과 청량감이 감돌도록 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려 지난해 11월이 돼서야 대중 앞에 밀물탁주를 선보이게 됐다는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밀물탁주는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23 우리술 대축제’에 첫 출전해 제품 라벨 디자인에 사용한 토종 바다사자 강치의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과 남다른 제품력으로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탁주 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밀물주조는 우리밀농협협동조합으로부터 무안산 밀을 수급받아 2개월 단위로 100㎏밀을 소비하고 있다.

밀물탁주는 고두밥 형태로 두 번담금(이양주) 과정을 거친 뒤 2주일이 지나면 8도의 탁주가 완성된다.

홍어 요리등을 판매하는 조아홈, 명인집 등에 밀물탁주가 납품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도 성장하고 있다.

●국산 밀 소비 활성화 목표

박 대표가 국산 밀에 눈길을 들인 데는 국산 밀 자급률이 1%에 그치고 있어서다.

박 대표는 “쌀 수급 불안정, 가격 변동에 따라 한동안 막걸리를 생산하는 대형 업체들이 수입쌀 사용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았다. 막걸리 매출액 상위 30위권 기업의 수입쌀 사용 비율이 82.1%를 기록할 정도로 쌀 막걸리 시장은 포화상태나 마찬가지다”며 “방대해진 쌀 막걸리 시장에 비해 국산 밀 사용률은 1%에 멈춰있다. 올해 기준 전국 경지면적 152만8237㏊대비 밀 재배면적은 1만1600㏊로 0.8% 수준이며 주로 전남·북과 경남이 주산지다”고 말했다.

이어 “한해 식용기준 밀 수입량이 257만8646톤으로 40㎏마대 6000가마니, 한 포대에 4만원씩 환산시 2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수입 밀을 국산밀로 바꿔 사용하면 농민들 수익과 지역농촌경제활성화에 보탬이 되겠다고 판단해 국내산 밀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목포에 양조장을 차리기 앞서 해남으로 귀촌했다.

당초 해남에 양조장을 열 계획이었으나 해남 해창주조장 등 유수한 양조장이 자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양조장이 적은 곳을 몰색해 지난해 목포에 문을 열었다.

●지역 상권 활력 보탬 되고파

밀물탁주가 완성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밀 껍질이 발효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

박 대표는 “탄수화물이 당으로 분해된 다음 효모로 배설돼 알코올화되는게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통밀을 사용하다 보니 밀 껍질이 알코올 발효를 방해했다”며 “밀 껍질은 쓴맛조차 강했다. 일반 쌀을 사용한 막걸리는 발효되는데 1주일이 걸리지만 통밀을 사용하다 보니 발효되는데 2주가 소요됐다. 전통누룩외 최적의 발효 혼합비율로 제약을 극복해 냈다”고 설명했다.

밀물주조 외에도 목포에 현존하는 주조장은 남도가양주로 지역을 대표할 주조장이 제한적인 실정이다.

밀물주조는 막걸리 생산에 이어 지역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박세희 밀물주조 대표는 “주조장을 기점으로 골목 구석구석 오랜 역사를 간직한 태동반점, 코롬방제과, 쫀드기 가게 등이 위치해 있다”며 “먹고, 마시고, 체험하고 즐기는 식도락 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증류주 등 제품 확대와 목포를 찾는 관광객 맞춤형 주류들을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