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아동도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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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일보]“아동도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권리옹호단 <1>권리교육
3월부터 아동 활동 본격적
광주 전국 최다 25명 참여
유엔아동권리협약 교육 후
어린이대상 후보검증 나서
활동 규칙·간식도 직접 정해
  • 입력 : 2024. 03.17(일) 18:09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초록우산 아동권리옹호단 광주지역 단원들이 지난 9일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본격 활동을 진행했다.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 제공
“어른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활동을 직접 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지난 9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는 아동권리를 설명하는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에 집중하던 아이들은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고 조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등 활동에 임했다.

교육이 끝나자 아동들은 조별로 앉아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어린이대상 후보자를 검증하고 나섰다. ‘어린이대상’은 아이들이 직접 뽑는 상인만큼 아동들은 타당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후보자 명단을 꼼꼼히 살폈다. 아동들은 저마다 후보자를 추천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직접 추천서를 작성하면서 조원들과 열띤 토론을 이어나가며 후보자를 좁혀나갔다.

후보자 추천에 이어 옹호단 활동에 필요한 규칙과 간식 등을 아동들이 직접 정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쪽지에 ‘활동 시간에 휴대폰 사용하지 않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등의 규칙을 적어서 조원들과 상의하는 등 사소한 부분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아동권리옹호단 광주지역 단원들은 권리교육에서 배운 유엔아동권리협약을 토대로 어린이대상 후보자 검증에 나섰다.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 제공
이날 활동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아동권리옹호단의 출범식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아동 권리옹호 활동에 나서기 전 유엔아동권리협약 등 아동 권리에 대해 배우고 활동 규칙을 정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기를 맞은 ‘초록우산 아동권리옹호단’은 아동이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인식하고 권리 증진을 위해 옹호활동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해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창단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아동참여조직이다. 지난 2월 발대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1년간 아동이 권리주체자로서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알고 아동권리 증진에 필요한 법과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활동할 예정이다.

올해 아동권리옹호단은 156명으로 광주·서울·경기·시흥·부산·대구·대전·제주까지 8개 지역에서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됐다. 광주지역에서는 8~18세 아동을 대상으로 모집, 전국에서 가장 많은 25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권리교육은 본격적인 옹호활동에 앞서 아동들이 자신의 권리를 바로 알고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실시됐다.

교육에서는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아동의 4대 권리 등 아동권리와 관련된 기본 정보가 소개됐으며 단원들은 어린이대상 후보자를 선정하며 옹호단 활동을 알렸다.

활동에 참여한 단원 정주영(17)양은 “인권교육을 하면서 헷갈렸던 부분을 알 수 있어 좋았고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바탕으로 후보자들을 검열하는 게 재미있었다”며 “아동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작성해 볼 수 있는 활동이 흔치 않는데 광주 대표 아동으로 아동 권리를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단원 정하영(14)양은 “투표활동도 하고 후보자가 타당한지 확인한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며 “어른들만 선거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좋았다”고 밝혔다.

올해 아동권리옹호단은 지역별 옹호활동과 함께 아동의 안전한 디지털 플랫폼 개선을 위한 옹호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범죄에 노출되는 아동·청소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2021년에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현황 및 대응 방안 연구’에 따르면 10명 중 1명은 온라인을 통해 신체적인 품평 이상, 원하지 않는 메시지 반복 수신, 성적인 농담, 음란물 전송, 이미지 공유 등 성적 침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아동이 안전한 온라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권리주체자인 아동들의 목소리를 듣는 옹호활동이 추진된다.

김은영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장은 “광주지역 아동을 대표해 지역이슈에 대한 아이디어와 목소리를 냄으로써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아동권리옹호단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의미 있는 경험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