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미학 담긴 한옥 전시관…갤러리온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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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양림동 미학 담긴 한옥 전시관…갤러리온 개관
김정태·이경희 부부 합심작
1974년 만든 주택 개조 등
12일 첫 오프닝 행사 진행
벽화그리는 ‘라이브페인팅’
“경계없는 갤러리 만들고파”
  • 입력 : 2024. 04.07(일) 16:51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 남구 양림동에 ‘갤러리온’을 개관하는 왼쪽 김정태 대표와 개관전시에 참여하는 오른쪽 이종배 작가. 도선인 기자
“신진작가들에겐 문턱 낮은 전시기회를 제공하고, 작품 판매 수익금 일부는 기부하는, 그런 선한 전시관을 만들고 싶어요.”

광주에서 인테리어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시민 김정태씨는 아내 이경희씨와 함께 남구 양림동에 평생의 꿈이 담긴 공간을 마련했다. 오는 12일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개관하는 ‘갤러리온’이다. 부부는 봄날과 어울리는 ‘선한 전시관’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면활동이 제한된 지난 3년간 온라인상 비대면 콘텐츠가 나온 틈에 당시 김 씨도 온라인 형태 갤러리를 만든 적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배경음으로 전시장에 걸린 듯한 연출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식. 10분 내외 분량 영상 1건이 전시회 1회 개념으로 조회 수가 많이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최근까지 100여건 영상을 업로드했다.

재미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훗날 유튜브 활동은 ‘갤러리온’ 시초가 됐다. 갤러리 이름 ‘온’을 온라인의 ‘온’에서 따왔다는 설명도 재미를 준다. 이번에 오프라인으로 문을 연 ‘갤러리온’의 기획전 또한 온라인에서 동시에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유튜브 업로드를 지속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멍 때리면서 작품 영상을 보는 일이 휴식과 같은 즐거움을 줬다. 다른 누군가와도 이런 즐거움을 나누고파 작품 영상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표인부, 김영일, 이민 등 나와 친분이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차례로 소개했고 단체전시도 진행한 적 있다”며 “온라인으로 시작한 ‘갤러리온’이 오프라인으로 확장된 셈이다”고 말했다.

갤러리온.
1974년 지어진 주택 집을 개조한 ‘갤러리온’ 건물은 마치 골목을 오간 수많은 이들의 흔적이 깃들어 있다. 레트로한 감성의 붉은 벽돌과 한옥 지붕을 그대로 둬 호젓한 감성을 살렸다. 한 때 판화와 회화 기법을 접목해 자연의 순수함을 독창적으로 표현해 온 박구환 화백이 작업공간과 전시공간으로 사용한 적 있을 정도로 ‘갤러리온’ 건물 역사도 남다르다.

김 씨는 “역사문화마을 양림동과 조화를 생각해 한옥 외관을 그래도 살리기 위해 신경썼다. 누구나 쉽게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담을 허문 것도 포인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신진작가들이 쉽게 전시를 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판매된 전시작 수익금 일부는 자립청소년을 위해 후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는 12일 오후2시 열리는 오프닝 행사에 LOL크루가 직접 라이브페인팅을 선보인다. LOL크루는 광주 문화전당역 인근 충장로 한 건물에 존레논 벽화를 그린 이종배 작가를 필두로 그의 친구 댄스가수 팝핀현준과 그래피티 예술가 나관범 작가가 뭉친 그룹이다. 이들 3인은 2400x4800 크기 야외 벽면에 실시간 벽화를 그리는 동시에 갤러리온 개관전시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종배 작 내일(MY WORK).
팝핀현준 작 DJ DON‘T STOP THE BEAT.
갤러리온 개관전에 참여하는 이종배 작가는 “지난해 하반기 광주에 거주지로 옮기고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갤러리온 개관전시에 참여하게 됐다. 경력 화가뿐 아니라 누구나 전시기회를 접할 수 있는 갤러리라는 측면에서 예술관이 잘맞아 개관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어느 지역보다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광주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갤러리온은 남구 양림동 157-10에 있다. LOL크루가 참여하는 갤러리온 개관전시는 오는 5월26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