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구대 플라스틱, Planet vs. Pla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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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구대 플라스틱, Planet vs. Plastics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4. 04.15(월) 16:45
임낙평 전 의장
다음 주 4월 22일, 2024 지구의 날(Earthday)의 주제이다. 축구 경기처럼 플라스틱과 한 판 붙자는 뜻이다. 단 하나뿐인 행성, 인류와 뭇 생명의 보금자리인 지구,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의 공동의 집(Our Common Home)’라고 했다. 유엔에서는 ‘어머니 같은 지구(Mother Earth)’라고도 한다. 플라스틱 오염 퇴치에 나서자는 간절함과 비장함이 묻어 있다. 그만큼, 지금 지구는 플라스틱 오염으로 질식당하는 지경에 와있다.

지난 2022년부터 국제사회는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해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는 플라스틱 오염을 이겨내고자 2024년 말까지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협정’을 체결할 것을 결의하고, 세부 사항은 ‘정부간 협상위원회(INC)’에 위임했다. 그동안 몇 차례의 회의가 있었고, 다음 주 22일, 지구의 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4차 INC 회의가 일주일 동안 개최될 예정이다. 그리고, 오는 11월, 한국의 부산에서 마지막 5차 INC 회의가 개최된다. 여하튼 올해 말까지 플라스틱 협정이 체결되고 오염 종식을 위한 이정표를 세워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이에 올해 지구의 날을 기리는 세계 각국의 민간조직들이 플라스틱 퇴치를 주제로 택한 것이다. 세계 NGO들은 2040년 60% 감축을 요구하며 각국 정부와 유엔이 제대로 된 협정을 체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최근 유엔 등의 자료(2022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매년 4억 6천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있다. 20년 전보다 2배 증가했고, 오는 2050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다. 인류가 사용하는 물질 중 철강이나 시멘트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겨우 9%, 35%가 자연환경에 버려지고,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양도 1,100만 톤 이상이다. 플라스틱은 수백 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잘게 쪼개지면 자연에 남는다. 그것이 곧 미세 플라스틱으로 플라스틱 오염의 범인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이나 물, 숨 쉬는 공기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지구상 모든 곳, 하늘 땅 바다에서 그것이 검출되고 있다. 사람이 미세 플라스틱을 흡입했을 경우, 호르몬 계통의 질환과 각종 암, 그리고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유엔과 전문가들에 의하면, 인류가 플라스틱 위기를 벗어나려면, 2040년까지 생산량을 반 이상 축소해야 한다. 일회용 플라스틱(Single Use Plastics) 같은 불필요한 것들의 금지, 기술혁신을 통해 재활용과 재이용의 촉진, 그리고 대체용품의 개발 보급이 절실하다. 더불어 모든 정부가 생산에서 폐기까지 전체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고, 자연 특히 해양투기를 막아야 한다. 현재 이런 내용이 협상위원회(INC)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 가스에서 개발된 물질이다. 거대 산유국들과 석유 화석산업계 등 플라스틱으로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이들은 생산량의 축소나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구속력 있는 협정 등을 반대하고 있다. 협정체결에 암초들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가장 쉬운 대응책이다. 플라스틱 재질의 컵이나 빨대, 비닐 백, 식기류, 각종 식품 용기, 식당 티슈 등 딱 한 번 이용하고 버리는 이들을 추방하자는 주장이다. 사실 수년 전부터 다수 국가와 지방정부들이 부분적으로 금지를 법과 제도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들 일회용 플라스틱에 너무도 관대하다. 정부나 국회, 혹은 지방정부에서 쟁점이 된 적도 없다. 어쩌면 우리는 플라스틱에 중독되었는지 모른다.

탈출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시민이 지구의 수호자로서 플라스틱 악당과의 싸움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각성해야 된다. 얼마 후 22대 국회가 개원되면 국회도 나서야 한다. 정책과 법률을 가져야 할 것이다. 풀뿌리 지방정부들도 시민들과 함께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와 같은 정책과 제도를 도입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번 지구의 날을 계기로 우리 모두 플라스틱 오염 퇴치의 결의를 다지면서, 우리 인류의 보금자리, 지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행동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