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남 국립의대 신설, 소지역주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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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남 국립의대 신설, 소지역주의 안돼
김영록 지사 ‘경쟁자제’ 호소
  • 입력 : 2024. 04.17(수) 17:19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7일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공모와 관련해서 ‘지역 간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지혜를 모아줄 것’을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김 지사의 설명처럼 전남에 국립 의대를 신설하는 것은 30년 묵은 한(恨)이면서 역사적 소명이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 소지역주의를 넘는 지역민의 대승적 판단을 기대한다.

최근 김 지사가 의대 신설을 공모를 통한 ‘단독 의대’로 변경하면서 목포대 중심의 서부권과 순천대 중심의 동부권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교육계, 시민·사회단체 간 과열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당장 순천대는 이날 전남도의 의대 신설 공모 방식에 반대하며 전남도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18일에는 전남도지사와 순천대 총장, 순천시장이 만나 해법도 논의한다. 이대로라면 전남도의 설명대로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을 선정해 합리적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추진하더라도 양 지역간 후유증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의대 신설과 관련된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주장은 팽팽하다. 당장 동부권은 전남 제조업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의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고,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배후도시에 최적의 의료부지가 확보돼 있다고 주장한다. 서부권도 전국 유인도서의 41%가 밀집돼 있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7.5%에 이르러 치료가능 사망률이 50%에 육박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치권과 함께 목포대와 순천대 등 대학의 성명전과 타당성을 홍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뜨겁다.

무조건 자기 지역이 옳다는 소지역주의는 공멸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각 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 대학 등은 국가적 인프라인 의대 신설이 전남 발전이라는 큰 잣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치적 논리나 감정적 대립을 배제시키는 대승적 판단이 그 첫걸음이다. 전남에 국립의대를 신설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동부권이나 서부권 어느 한 쪽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남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임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