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속가능한 녹색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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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속가능한 녹색교통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4. 04.29(월) 15:52
임낙평 전 의장
약 1,800억 원! 작년 광주시가 시내버스(1,400억)와 도시철도(400억) 운영적자를 메꿔주는데 쓴 돈이다. 142만 시민 1인당 연간 12만 8천 원, 금싸라기 같은 돈이다. 매년 대중교통은 적자를 냈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증가해 왔다. 2010년, 시내버스 운영적자가 354억에 불과했으나, 당시에도 ‘혈세의 낭비’라며 야단법석이었다. 변화가 없다면, 내년에도 적자는 불가피하다. 2조 8,800억의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이 완공(1단계 2026년, 최종 2029년)되면 상황이 변할까?

광주시 교통수단별 수송분담률(2022년 말)은 시내버스 28%, 도시철도 4%, 승용자동차 49%, 택시 13%, 자전거 2%로 되어 있다. 자동차는 매년 올라가고, 혈세를 먹는 대중교통(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은 줄고 있으며, 자전거는 명암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전국 대도시 중 꼴찌이다. 작년 말, 광주시 자동차 등록은 723,000대(2023년 말)로, 시민 두 명당 한 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승용차가 압도적이며 지금도 증가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자동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낭비적인 도시 교통체계이다.

자동차라는 ‘바퀴 달린 쇠덩어리 괴물(Monster)’이 도시를 점령했다. 도시의 크고 작은 도로는 물론 골목까지 그들이 우선권을 행사하며 장악하고 있다. 도시의 주인은 당연히 그들이다. 사람은 그들의 노예인지 모른다. 확실히 승용차 중심의 도시이다. 대중교통은 승용차 중심의 교통에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그동안 정부나 지방정부의 교통 수송정책은 그들이 중심에 두고 펴왔다. 지금 그들은 비좁은 도시공간을 독차지하며 교통체증과 소음을 유발하고, 미세먼지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도시마다 녹색생태도시 혹은 탄소중립도시를 지향하는데, 이들이 최대의 걸림돌이자 골치 아픈 ‘문제아’들이다. 현재와 같은 구조를 방치하며 도시는 미래상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대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도시와 공동체를 책임지는 시당국의 교통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승용차 중심의 ‘적색 교통체계’를 탈피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고비용 저효율, 기후환경파괴의 교통체제를 바꿔가야 한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도보가 승용차와 균형을 이루는 ‘녹색 교통체계로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중교통을 살려야 한다. 어떻게? 자동차에 대한 강한 압박이 있어야 한다. 그들을 위한 신규도로나 주차 등 인프라에 투자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 파리나 코펜하겐, 런던 등 유럽의 많은 도시처럼 도심통과 시 혼잡통행료, 값비싼 공공 주차요금, 주정차 위반 등 엄격한 법규적용, 거기에 탄소세 부과 등과 같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시민의 대중교통 접근이 더 원활하도록 노선의 개편, 그리고 독일 49유로 티켓(1개월 49유로로 독일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같은 값싸고 편리한 요금체제 도입도 필요하다.

자전거도 엄연한 교통수단으로 인정,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인프라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선생님이나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자전거 통학을 권장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두세 정류장 정도는 거리는 걸을 수 있도록 가로환경 정비도 필요하다. 탄소제로 교통수단인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단계적인 도입도 탄소중립도시의 길에 필수다. 유럽연합 모든 나라는 2035년 이전까지 새로운 내연기관 차량을 허용하지 않는다. 광주도 2030년대 중반까지 시내버스를 100% 친환경차로 대체하고, 내연기관 차량의 퇴출도 정책화해야 한다.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도시철도 2호선 완공 시점, 2029년을 목표로 단계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아야 한다. 대중교통이 승용차를 압도하고, 자전거 교통도 두 자리 숫자를 내는 수송분담률을 가져야 한다. 당연히 대중교통 운영적자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시당국의 강력한 녹색교통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도시공동체도 녹색교통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승용차의 주인들도 여기에 동참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그리고 저비용 고효율의 편리한 녹색교통의 안착을 위해 시민들의 의지와 지혜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