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의 결실’ 광주FC, 52일 만에 6연패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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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절실함의 결실’ 광주FC, 52일 만에 6연패 끊었다
제주유나이티드에 3-1 완승
엄지성 선제골·이희균 쐐기골
  • 입력 : 2024. 05.01(수) 22:26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광주FC 선수단이 1일 제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둔 뒤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절실함이 하늘의 마음도 움직였다. 직전 경기에서 세 차례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에 울었던 광주FC가 세 골을 먼저 터트린 뒤 이번에는 상대가 두 차례 골대를 때리는 행운을 얻으며 52일 만의 6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광주는 1일 제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올 시즌 3승 6패(승점 9)를 기록하며 대구(승점 8)를 제치고 11위로 올라서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52일 만의 승리였다. 광주는 지난 3월10일 강원전에서 4-2 승리를 거둔 후 3월17일 포항전(0-1)부터 4월27일 수원전(1-2)까지 6연패 늪에 빠졌다.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기록(종전 2017·2020·2021시즌 5연패)까지 경신한 충격적인 결과를 극복했다.

이정효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주며 승리를 노렸다. 4-4-2 포메이션으로 이건희와 최경록이 최전방에 서고 엄지성과 문민서, 정호연, 가브리엘이 허리를 이뤘다. 이으뜸과 안영규, 변준수, 두현석이 포백을 구축했고 김경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최경록이 지난 라운드에 이어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됐지만 파트너로 이건희가 낙점됐다. 중원에서도 문민서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대신 엄지성이 복귀했고, 가브리엘이 선발 출격했다. 이으뜸이 좌측면 수비수로 나섰고 퇴장 출장 정지에서 복귀한 안영규의 파트너로도 변준수가 발탁됐다.

광주는 꽤 긴 시간 제주와 신중하게 탐색전을 펼쳤다. 전반 28분이 되어서야 처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중원에서 이으뜸이 길게 띄워 넣은 패스를 엄지성이 잡아 슈팅했으나 김동준 골키퍼의 품에 들어가며 득점이 무산됐다.

김경민 골키퍼의 선방도 빛났다. 전반 37분 수비 진영에서 패스 시도가 여홍규에게 차단당한 뒤 슈팅까지 연결됐지만 김경민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어 전반 40분에는 임창우의 먼 거리 프리킥이 골포스트 오른쪽으로 벗어나며 한숨을 돌렸다.

광주는 전반 종료 직전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추가시간 3분 정호연이 하프라인 아래에서 길게 투입한 공을 엄지성이 잡아 쇄도했으나 페널티박스 안에서 뒤를 덮친 김태환에 의해 넘어졌다. 그리고 김용우 주심의 휘슬이 불렸다.

엄지성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했다. 김동준 골키퍼를 속이고 침착하게 가운데로 차 넣으며 1-0으로 리드를 잡은 채 전반을 마쳤다. 광주의 올 시즌 첫 전반 추가시간 득점이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은 하프타임 이희균과 김진호를 투입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문민서와 이으뜸이 경기를 마쳤고, 김학범 감독은 서진수와 헤이스를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다. 제주는 백승헌과 여홍규가 빠져나왔다.

광주는 후반 초반부터 쐐기 득점을 위해 몰아쳤다. 후반 5분 역습 상황에서 이희균의 전진 패스를 받은 이건희가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상대 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곧이어 좌측면에서 엄지성의 크로스를 받은 이건희가 머리로 마무리를 시도했으나 김동준 골키퍼가 손끝으로 쳐내며 코너킥이 됐다. 이 장면에서 광주는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두현석의 킥이 크게 휘어 들어가며 골문을 향했고 수비하던 이탈로의 머리를 맞았으나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했다. 공식 기록은 이탈로의 자책골.

두 골 차 리드에도 광주는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11분 우측면에서 정호연이 올린 크로스가 쇄도하던 엄지성의 발끝에 맞지 않고 그대로 지나쳤고, 후반 17분 정호연의 슈팅은 힘이 덜 실리며 김동준 골키퍼에게 향했다.

광주는 끝내 세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후반 23분 엄지성의 슈팅을 김동준 골키퍼가 가슴으로 막아냈지만 이 직후 공격 전개에서 가브리엘의 땅볼 크로스를 이희균이 잘라 넣으며 3-0 리드를 잡았다.

광주는 후반 26분 안태현에게 추격 골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 격차가 좁혀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후반 40분 서진수의 중거리슛이 골포스트를 때리고 아웃됐고, 후반 44분 유리 조나탄의 헤더는 크로스바를 때리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6연패를 드디어 끊었다. 선수들 수고했고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경기장에서 힘들었지만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최선을 다해준 것 같다”고 총평했다.

또 “6연패하면서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께서 많은 걱정을 해주셨다. 편지도 직접 전달해 주셨다”며 “선수들이 기죽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듬뿍 담겼는데 덕분에 힘이 더 났다. 오늘 승리를 강기정 시장께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