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애 작 ‘엄마의 정원(모란) II’. 이화갤러리 제공 |
이번 전시는 이 작가의 삶과 기억, 사랑을 담은 여백의 미학을 주제로 구성됐다. 작가에게 여백은 단순한 그림 속 빈 공간이 아닌, 생기와 상상을 불어넣는 여운의 자리이며, 관람객들이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철학으로 표현된 작품들은 ‘삶의 여유와 자유를 상징하는 인생의 여백’이자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한다. 그간 놓치고 있던 감정이나 관계를 되새길 기회인 셈이다.
이 작가에게 여백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도 맞닿아 있다. 봄날 툇마루에 앉아 병아리와 놀던 기억, 초가집 마당에 염소와 배나무가 있던 풍경, 초등학교 4학년 시절 고향집을 그려 벽에 붙여두었던 순간은 그의 여백 속에 남아 그림으로 쓰인다.
“그 그림을 바라보면 행복했고, 어린 마음에도 따뜻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며 잠시 붓을 내려놓았던 작가는, 다시 꿈을 향할 기회가 찾아오자, 화선지를 펼쳐 새로운 인생의 여백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작품 속 ‘꽃’은 일상 속 기쁨과 계절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며, 영원히 시들지 않는 감정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 이미애 작 ‘여백의 시간 - 그릇에 담다’. 이화갤러리 제공 |
이 작가는 “작은 그릇은 내 마음속 어머니의 작은 품을 나타낸다. 그 그릇에 꽃을 아름답게 피우게 하려는 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며 “어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을 바탕으로 나 또한 자식에게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시 오프닝행사는 오는 17일 오후 5시 이화갤러리에서 진행된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