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카메라에 찍힌 범인 얼굴이 흐릿해도 판독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24일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에 따르면, 융합기술학제학부 이규빈 교수 연구진은 AI 딥러닝 기술을 적용, 저화질 영상에서도 눈·코·입 등 사람 얼굴의 주요 특징을 잘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논문은 지난 23일 세계 3대 컴퓨터 비전 학회인 '유럽 컴퓨터 비전 학술대회(ECCV)'에 발표됐다.
AI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은 얼굴 인식 분야에서 99%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등 범죄 보안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지만, 저해상도 이미지에서는 인식 정확도가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구진은 AI가 이미지를 분석할 때 어느 부분에 집중하는지 보여주는 어텐션 맵을 이용, 고해상도 얼굴 이미지에서 학습한 정보를 저해상도 얼굴 이미지 인식 모델에 전달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또 저해상도 네트워크의 어텐션 맵이 고해상도 네트워크의 어텐션 맵과 유사해지도록 학습하는 손실 함수를 추가해 저해상도 네트워크가 얼굴 인식에 도움이 되는 주요 영역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유도했다.
연구진은 기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식 성능인 45.49%보다 5% 향상된 47.91%의 인식 정확도를 얻으며, 현재까지 가장 높은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
얼굴 인식 외에도 저해상도 이미지에서 물체의 종류를 분류하는 과업에서도 연구팀이 제안한 방법이 높은 성능 향상을 거두어 다양한 컴퓨터 비전 태스크에서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규빈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가 응용되면 범죄 해결의 중요 단서를 제공하는 CCTV로 멀리서 촬영된 사람의 얼굴 특징까지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며 "연구진이 제안한 '어텐션 맵 전이 기법'은 얼굴 인식 외에도 물체 영역 검출·종류 분류 등 컴퓨터 비전의 다양한 과업에서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클라우드 로봇복합인공지능 핵심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운영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