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홍빈, ‘피아니스트’ 류웨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이들은 장애를 가졌지만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뤄낸 유명인들이다. 김홍빈은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를 딛고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했던 ‘불굴의 산악인’이다. 1989년 에베레스트(8848m) 첫 원정 등반에 성공한 그는 1991년 북미 매킨리(6194m) 단독 경량 등반을 하다 손에 동상을 입어 열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2006년 가셔브룸Ⅱ봉(8035m)부터 2021년 브로드피크(8047m) 등정까지 히말라야 8000m급 14...
2024.02.14 17:08일본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 있다. 일본의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 해저터널’로 총 길이만 53.85㎞이다. ‘영불해협 터널’과 비교하면 해저구간은 짧지만 철도, 도로를 합산해 전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일본이 철도가 잘 발달된 이유는 기상악화 탓이다. 크게 4개 섬으로 이뤄진 일본 열도는 풍랑이 거센 특징 때문에 기상악화로 인해 페리 운항이 종종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해저터널을 만들자는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해저터널에 소요되는 엄청난 자금에서부터 긴 공사기간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치 ...
2024.02.13 13:43그릇(器)은 밥그릇, 물그릇 등 음식이나 물건을 담는 기구의 총칭이다. 여기서 밥그릇은 말 그대로 ‘밥을 담는 그릇’인데, ‘밥벌이를 위한 일자리’를 뜻하기도 한다. 흔히 돈이나 권력 따위를 서로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혹은 일자리를 두고 벌이는 싸움을 ‘밥그릇 싸움’이라 부른다.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가 끝나기도 전에 의사들의 총파업 소식이 들려온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놓고 의사협회가 집단 행동을 예고한 것인데, 대다수는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필수 의료 부족 문제가 이전부터 지적돼 온 만...
2024.02.12 14:45설은 구정(舊正)이라고 부르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삼국유사 기록에는 신라 21대 비처왕 시절(서기 488년)부터 설을 쇠기 시작했다고 한다. 설날이면 설빔이라고 해서 새옷 한 벌을 얻어 입었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떡국을 먹고, 어른들께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받았다. 여자들은 널뛰기를 하고, 남자들은 연을 하늘 높이 띄우며 한해의 액운을 날려 보내고 소원 성취를 빌었다. 온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하며 즐겼다. 지금은 시끌벅적하던 명절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지만, 설날은 언제나 마음이 설레는 날이 아닐 수 없다. 밤을 새...
2024.02.07 12:56핑크빛 원앙새 한 쌍.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1초의 고민도 없이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부영그룹이다. 민간 임대주택의 선두주자인 부영그룹은 원앙새 로고에 순우리말인 ‘사랑으로’와 접목한 브랜드를 고수해왔다. ‘촌스럽다’는 외부 시각에도 부영이 순우리말 브랜드를 고수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주택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부영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의 주거 철학이 담겨 있다. 지은 집에 사는 모든 고객이 화목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중근 회장은 “‘원앙’ 마크, ‘사랑...
2024.02.06 16:04선거철마다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전략공천’이다. 전략공천의 사전적 의미는 ‘당선이 유력한 특정 후보를 경선 과정 없이 입당 절차만으로 공천하는 일’이다. 전략공천은 대부분 해당 지역구 현역의원이나 예비후보자를 배제하는 방식이어서 정치 신인의 등용문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물갈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좋게 말해 전략공천이지, 결국은 당 지도부의 내 사람 심기, 이른바 낙하산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특히 지역과 아무런 연고나 연관이 없거나, 지역 민의와는 동떨어진...
2024.02.05 13:35반백년 전 쯤이다. 학교를 오가려면 면사무소 옆 가게를 지나야 했다. 용돈이 뭔지 모르던 때라 유리문 안에 진열된 과자는 그림의 떡이었다. 당시 최애식품이던 과자 ‘뽀빠이’는 언감생심이었다. 길에 떨어진 10원짜리 ‘눈먼 동전’을 줍는 일 외에는. 어느날 진짜 10원짜리 동전을 습득했다. 무작정 친구들과 가게로 내달렸다. 오도독 부서지며 입 안 가득 달콤함을 채워주던 그 맛. 어찌 잊을수 있으랴. 붉은꽃이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된 것도 그즈음이다. 그 집 화단엔 아담한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동백이었다. 두껍고 짙은 녹색잎에 ...
2024.02.04 12:24"오는 2022년까지 100~200명을 태운 유인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겠다. 2025년에는 화성에 식민지를 개발할 것이다.” 지난 2016년,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우주공학총회(IAC)에서 거대한 우주개발 계획을 내놨다. 탄소섬유로 우주선을 만들고, 우주선에 탑재된 태양광 패널을 동력원으로 화성까지 비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황당한 구상이었지만 머스크는 자체 개발한 우주선을 대기권에 보낸 후 다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NASA도 그가 만든 우주선과 기업이 발사부터 귀환까지 가능한 기술...
2024.02.01 16:24정치에 무관심한 척 하면서도, 셋만 모이면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게 우리 국민이다. 제22대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맞는 올 설 명절 주된 화제 역시 선거가 될 듯하다. 명절 연휴는 도시와 농촌, 세대 간의 단절을 잠시나마 극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 각지에 흩어져 살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명절은 바닥 민심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이른바 ‘민심의 용광로’가 들끓는 시기다. 총선 필승 전략을 짜기 위해 고심하는 여야 지도부가 ‘명절 밥상머리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민심을 청취하는 것은 정치인의 가장 기본적인 의...
2024.01.31 14:521995년 열린 칸 영화제에 선 한 여성이 있다. 한 시대를 매혹시킨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다. 그녀는 칸 영화제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를 찾았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왕세자비는 모든 시선을 끌었다. 특히 그녀가 들었던 사각모양의 핸드백 역시, 영원한 아이콘으로 등극한다. 당시 프랑스의 영부인인 마담 시라크(Madame Chirac)가 다이애나 비에게 준 방문기념 선물로 크리스챤 디올에 의뢰해 만든 가방이다. 크리스챤 디올이 그해 출시한 이 핸드백의 제품명은 ‘슈슈(chouchou)’였다. 연인이나 친구처럼 아끼는...
2024.01.30 16:15지난해 12월5일이었다. 회사 선배로부터 “달빛철도가 좀 이상하다”라는 연락을 받은 날이. ‘아니 국회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한 것이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뚜껑을 열어보니 당황스러운 일이 스믈스믈 펼쳐지고 있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 중 일부가 법안에 문제를 제기하는 황당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달빛철도 특별법의 통과 1단계인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에서 발목을 잡힌 것이다. 솔직히 이번 소위에서 통과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기에 더욱 황당했다. 일부 여당 의원의 반대 이유를 알아보니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2024.01.29 16:48사람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다. 어떤 이는 봄을, 또 어떤 이는 여름이나 가을 절기를 좋아한다. 드물긴 하지만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눈 덮인 산하, 초롱초롱한 겨울밤의 별들, 마른가지 마다 피어있는 은빛 서리꽃, 숭겅숭겅 썰어 놓은 동치미와 군고구마…. 겨울의 제멋을 아는 사람들이다. 섣달그믐이 가까워지면서 맵찬 바람과 함께 큰 눈이 내렸다. 이른바 세한(歲寒)이다. 몽글몽글 내려앉는 하얀 눈송이가 하도 예뻐서 집 가까운 산에라도 갈 욕심에 지인을 불러냈다. 저홀로 정정한 겨...
2024.01.28 15:18“휴대폰과 PC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오늘을 시작으로 PC와 휴대폰은 하나로 섞일 것이다.” 지난 2010년 6월,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공개했다. 2009년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9’에서 처음 선보인 스마트폰 ‘울트라터치’를 업그레이드 시킨 이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을 겨냥한 삼성의 야심찬 도전으로 출시 전부터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많았다. “오늘은 슈퍼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새 시대, 신기원이 시작되는 날이다.” 삼성, 구글과 함께 갤럭시를 개발했던 SKT 하성민 ...
2024.01.25 17:35“Yes We Can.” 16년 전, 버락 오바마라는 연방 상원의원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만든 선거 구호다. 평가는 엇갈릴지언정 2008년의 오바마는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 가진 위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역을 화합으로 이끈 몇 안 되는 정치인이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 강세 지역인 미주리주를 찾은 오바마는 수만여명의 대학생과 함께 “Yes We Can”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미주리주에서 그가 유권자들에게 보여준 것은 희망과 미래, 에너지였다. 오바마는 결국 미주리주에서 0.13%라는 미미한 차이로 패배했지만, 전체 선거인단에...
2024.01.24 12:12도쿄 아자부와 롯폰기, 도라노몬은 일본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다. 하지만 세 지역의 연결고리인 아자부다이로 인해 도시간 순환이 틀어막혀 있었다. 부촌과 판자촌이 공존했던 아자부다이는 러시아대사관, 일본 외무성 이쿠라공관, 도쿄 아메리칸클럽 등 외교와 사교의 공간이 몰려 있는 한편 반대편에는 낡은 목조 주택촌이 즐비하다. 일본당국은 도시순환을 위해 수명이 다한 도시의 원형을 보존하는 도시재생이냐, 새로운 도시로의 재개발이냐를 놓고 오랜기간 논쟁을 벌여왔다. 그들은 장고 끝에 새로운 도시인 ‘아자부다이 힐스’를 제안했다. 도시재생이...
2024.01.23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