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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광장·이기언>K-방역에서 K-교육까지

이기언-광주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연구원, 교육학박사

게재 2020-06-24 17:12:0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대유행을 불러일으켰다. 5차에 걸친 개학 연기 이후 현재는 전체 학년의 학생이 등교수업을 하고 있다. 3개월여 진행된 순차적 온라인 개학 기간 동안 교사와 학생은 온라인 매체를 매개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왔다. 기존의 '교육'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떠오르던 교사, 학생, 학교, 교실, 수업 등의 교육 환경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의 속성을 감안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1972년 프랑스의 포레(Faure)를 위원장으로 하는 유네스코 교육발전국제위원회에서는 '존재를 위한 학습: 세계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학습사회(learning society)' 실현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학습이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수행되며 모든 사회적 공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 단순히 기존 교육체제에 대한 필수적인 점검을 넘어서 학습사회의 단계까지 도달하도록 노력해야 함을 주장한다. 이후 유네스코는 1996년 들로르(Delors)를 위원장으로 하는 '21세기 세계교육위원회'를 개최하고, 포레 보고서의 지향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학습:그 안에 담겨 있는 보물'을 발표한다. 학습의 가능성을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숨겨져 있는 보물로 비유하고,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에서 인간다움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학습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럼으로써 한 인간으로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학습에 담긴 보물들을 발견하고 발현해나가기 위해 기존의 '교육' 개념을 넘어서는 시간적·공간적·형식적 측면의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교육 주체들이 변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주도성(self-direction)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학습자의 자율성에 기반하여 학습 운영에 책임을 갖는 형태를 강조하는 것이다. 학습 과정에 대한 학습자의 판단이 중요시되고 그러한 결정에 대한 책임과 권한도 학습자가 가진다. 또한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 학생은 배우는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가르치고 배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관계라는 위상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의 주체와 지역사회 모두가 참여하여 교육의 변혁을 위해 행동함으로써 교육과 연결된 무수히 많은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다. 시민은 민주적으로 교육 변화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지방)정부는 이러한 공개적 활동이 확산될 수 있는 수용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변화에 개입하고 참여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임을 인식하고, 이를 수행할 지역사회의 힘과 역량을 개발하는 일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교육자들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균형점을 찾도록 해야 한다. 교육 변화의 동력은 관료주의와 시장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전문성이다. 이를 위해 교원전문성 향상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가진 역량 향상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민성은 선진국으로 인정받는데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방역은 세계 유수의 국가들이 모범 사례로 칭송하며 앞다퉈 벤치마킹하기 바쁘다. 촛불 혁명으로 다시 꽃피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국적과 인종,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어 세계인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K-POP과 K-MOVIE는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문화외교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국민이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열정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을 기점으로 그동안 더디게 진행되었던 교육의 변화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이를 위해 어떠한 교육 방향 설정이 필요한지를 함께 공론하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