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곡중앙교회 코로나 집단감염 '태풍의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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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주일곡중앙교회 코로나 집단감염 '태풍의 눈'으로
신도 1500명…대규모 예배·행사 때 방역수칙 미준수||“금양오피스텔 통한 다단계 소모임 광주 확산 주원인”
  • 입력 : 2020. 07.05(일) 17:40
  • 박수진 기자
사찰·오피스텔·요양시설에 이어 광주일곡중앙교회가 광주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집단 감염지로 떠오르고 있다.

초등학생 등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일곡중앙교회는 신도 수 1500여명의 규모로, 예배 당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추가 발생 우려도 크다.

방역 당국은 광주일곡중앙교회를 포함해 사찰·요양시설 등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금양오피스텔 중심의 방문판매업체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 '새 감염원' 일곡중앙교회 확산

광주지역 코로나19 새로운 집단 감염원으로 일곡중앙교회가 떠오르고 있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일곡중앙교회는 지난 2일부터 전북 28번과 광주 92번 환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일곡중앙교회 관련 확진자인 광주 99번 확진자의 초등학생 아들인 광주 107번 확진자도 나와 교육계도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도 1500여명인 일곡중앙교회는 지난달 27일 교회 30주년 행사를 했고, 28일에는 세차례에 걸쳐 예배를 진행했으며 8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일곡중앙교회 신도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거나 거리를 띄우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28번 확진자와 광주 92번 확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일곡중앙교회 예배와 식사준비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는 일곡중앙교회를 감염 위험시설로 판단하고 19일까지 폐쇄조치하는 한편,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조사해 미준수 사실이 확인되면 고발 등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 3일부터 실시한 신도들에 대한 검사에서 863명은 음성으로 나왔다.

● 금양오피스텔 통해 '집단감염'

광주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방문판매업과 관련이 깊은 금양오피스텔로 좁혀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5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최초에는 광륵사를 시발점으로 봤는데, 확진자들의 동선을 보면 확산의 중심에 다단계가 있었다. 종교시설과 다단계 소모임을 통해 각자의 직장으로 옮겨지고 고위험 시설로 넘어가면서 전파 속도와 발병이 커졌다"며 "방문판매 소모임이 매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확진자 중 해외입국자 2명을 제외한 75명의 동선이 금양오피스텔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곡중앙교회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전북 28번 확진자는 금양오피스텔 확진자 78번과 교회 내 소모임에서 잦은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28번 확진자는 지난 3일, 광주 78번 확진자는 이틀 앞선 지난 1일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전북 28번 확진자와 일곡중앙교회에서 식사봉사를 함께 하거나 점심식사를 한 교인들이 대거 확진됐다.

그동안 감염원이 미궁이었던 광륵사발 확진자 6명도 금양오피스텔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가 GPS 추적을 한 결과 광륵사 신도 일부의 휴대전화 핫스팟이 금영오피스텔 쪽에서 다수 잡혔다.

가족과 제주여행을 다녀온 후 확진됐던 해피뷰병원 확진자 45번과 연결된 양성환자 5명도 금양오피스텔과 관련이 있다. 45번 확진자는 지난 달 15일부터 19일까지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했으며 22~24일 제주도여행을 다녀왔다.

방역당국은 광주사랑교회 확진자 27명(아가페실버센터 7명·한울요양원 5명 포함)도 금양오피스텔 관련 그룹으로 분류했다. 아가페실버센터 요양보호사인 46번 확진자가 금양오피스텔 확진자 48번과 광주사랑교회에서 접촉했기 때문인다.

공익형 노인일자리사업인 푸른꿈도서관 42번 확진자도 금양오피스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금양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왕래가 잦은 방문판매 영업을 거쳐 지역사회 곳곳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됐고, 방역이 취약한 곳부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초 감염원을 찾기 위해 심층조사를 하고 있지만 현재는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