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연구소 존폐 위기… 市 안일한 대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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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김치연구소 존폐 위기… 市 안일한 대처 '논란'
식품연구소와 통폐합 논의 중 ||광주 김치산업 육성 차질 우려|| 광주시 “관여할 수 없어” 관망
  • 입력 : 2020. 09.16(수) 18:11
  • 박수진 기자

세계김치연구소

 광주시가 김치산업 활성화를 위해 10년 전 야심차게 유치한 '세계김치연구소' 존폐 위기에도 안일하게 대처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세계김치연구소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추진 중인 '제 2의김치타운'의 실효성 논란도 거세다.

 시는 올해 세계김치연구소 인근에 시비 255억원을 투입해 부지 매입까지 나선 상황이다. 그동안 세계김치연구소와 협업으로 사업을 진행한 지역 김치업체들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정작 광주시는 '먼 산 바라보 듯' 하고 있어 김치 종주 도시 위상도 무색케 하고 있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광주김치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효천1지구 내 2만1317.2㎡ (6448평) 규모의 김치타운 2차 예정 부지를 매입했다.

 이 부지는 광주의 김치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현재 김치타운과 세계김치연구소가 인접해 있어 집적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시는 김치타운과 세계김치연구소와 연계한 광주김치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김치복합 테마파크 조성, 김치미생물 연구소 설립 유치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같은 광주시의 김치 산업 집중 육성은 헛구호에 그치게 됐다. 세계 김치연구소가 설립 10년 만에 존폐 위기에 놓이면서다.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김치연구소의 식품연구소 통폐합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아직은 명확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세계김치연구소는 1년간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심 연구인력들이 연이어 퇴사하거나, 기관장의 장기간 공석 사태 등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부소장이 직무대행 형식으로 연구소를 이끌고 있지만, 신규사업은 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업무만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는 세계김치연구소의 존폐 기로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통폐합이 이뤄지면 연구개발(R&D) 예산이 줄어들고 지금까지 해온 R&D 성과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되면 김치와 관련된 분야의 연구에서 광주시나 지역 김치업체는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진다. 그동안 광주시의 김치산업 활성화 계획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11대 대표산업으로 김치산업을 선정하고, 산업화 및 글로벌화해 김치 종주도시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나섰다. 김치산업의 거점으로 세계김치연구소 인근에 지난 2010년 김치타운을 개관하기도 했다.

 광주세계김치축제도 지난 1994년 시작돼 올해로 27년간 진행해왔다. 광주시는 그동안 김치타운 조성에 약 350억원, 광주김치축제에 1994년부터 작년까지 26년 동안 약 210억원을 투입했다.

 김치업계들은 김치 연구 분야의 축소와 연구의 지속성 저하에 따른 사업 추진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지역 김치업계 한 관계자는 "통폐합될 경우, 김치 연구 축소로 인한 연구 연속성이 상실될 것"이라며 "광주시가 이 부분에 대해 나서야 할 텐데, 먼 산 바라보듯 하고 있다"고도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어서 광주시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며 "기회가 된다면 통폐합하지 않고 이대로 유지되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