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깬 동구"… '광주 중심'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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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잠에서 깬 동구"… '광주 중심'으로 거듭난다
동구 5년만에 10만명 복귀|| 계림8구역 2336세대 입주 속도|| ‘도심 공동화’ 2015년 10만 붕괴 ||광주 중심지, 옛 명성 회복 총력 ||도시재생·주택개발 등 인구 유입 ||정주여건 개선·인프라 마련 과제
  • 입력 : 2020. 09.17(목) 17:15
  • 곽지혜 기자
광주 동구가 각종 도시재생, 주택개발로 인구 10만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동구 계림 8지구. 김양배 기자
'광주의 중심'에서 '구도심'으로 불리기까지 흥망을 이어온 광주 동구가 5년만에 인구 10만 회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과거 동구는 전남도청과 충장·금남 등 행정을 비롯한 교통, 물류, 문화의 중심지로 광주를 넘어 호남의 종가 역할을 해왔었다. 그러나 도청 이전과 신도심 개발 등으로 인한 도심 공동화를 겪으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에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들어 지난 2015년에는 10만선이 붕괴돼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다양한 도시재생과 주택 개발사업, 정주여건 조성 등으로 지난해부터 조금씩 인구를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 10만 회복'이라는 상징을 넘어선 동구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구도심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노령 인구 집중에 따른 청년 인프라 조성, 실질적인 정주여건 개선 등이다.

 ● '인구 10만'에 울고 웃는 자치구

17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동구 인구는 9만9798명으로 10만에서 불과 202명 모자란 수치였다.

동구의 인구 10만 회복은 단순히 인구가 늘어났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광주에서 오랜 시간동안 정치·경제·행정·문화 '1번지'로 불렸던 동구는 전남도청 이전과 신도심·택지지구 개발 등에 따른 도심공동화를 겪었다.

1970년대 30만명 대였던 인구는1990년 대에는 들어 10만명 대로 줄어들었고, 2000년대에는 도심 쇠퇴와 인구 유출이 격화되면서 지난 2015년 최초로 10만 선이 무너졌다.

2015년 9만8784명을 시작으로 2016년 9만5791명, 2017년 9만5448명, 2018년 9만4475명 등 내리막길을 걸어오던 동구 인구는, 그러나 지난해 극적으로 9만8585명을 기록하며 반세기 만에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10만명 붕괴는 부구청장의 직급 하향 등 행정조직의 축소뿐만 아니라 선거구 통폐합에 따른 지역 정치 붕괴, 인구수를 기준으로 배정되는 교부세 감소로도 이어지며 안정적인 예산 확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실제 인구수에 따른 광주 5개 자치구의 재정 규모는 지난해 기준 동구 2614억원, 서구 4481억원, 남구 3510억원, 북구 6646억원, 광산구 5958억원으로 동구가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선거구 역시 지난 20대 총선부터는 인구수가 선거구 유지 하한선에 미치지 못해 동구갑과 남구 일부 지역과 합쳐진 동남을로 구분됐고, 동구 인구 급감으로 인한 광주 자치구간 경계 조정 문제는 수년째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인구 10만을 회복한 후 2년 유지 시 서기관(4급)으로 하향됐던 부구청장의 직급은 부이사관(3급)으로 상향 조정된다. 조직 규모 역시 항시적으로 4개 국을 운영할 수 있다. 교부금과 지방세입 등 증가로 인한 재정 향상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 '광주의 중심' 되찾는데 총력

동구는 지난 1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계림8구역 그랜드센트럴 2336세대가 모두 전입신고를 마치면 5377명가량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동구는 인구 10만명 회복은 물론 현재 추진 중인 도시개발과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4년이면 13만명은 순조롭게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쏟아지는 전입신고로 이번 입주기간 동안 구슬땀을 흘릴 계림1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지원인력을 파견해 바쁜 업무처리를 돕고 주 3회(월·수·금) '찾아가는 지방세상담 현장민원실'을 운영 중이다.

또 전입독려 차원에서 계림8구역 10만번째 전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축하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민선 7기 반환점을 돌며 지난 6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해 동구를 광주다움이 있는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주민 주도의 자치공동체 문화와 원도심의 인문자산을 활용한 사람중심의 도시재생 사업이 알찬 성과를 맺고 있다는 그의 말이 실로 증명된 것이다.

그동안 동구에는 푸른마을공동체센터·미로센터·충장22 등 3대 거점시설이 문을 열었고 내남·용산·선교지구 등 신도심과 계림7·8구역 등 10여 곳의 주택 재개발 사업이 진행됐다.

후반기에는 각종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1165억원가량의 재원으로 공공도서관과 청소년문화의집, 일자리이모작 평생학습복합센터 건립 등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도로개설, 대인시장 공영주차장 건립 사업 등을 추진한다.

●'기대'와 '우려' 공존

동구의 인구 10만명 회복에 주민들 역시 반가워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택 개발로 인해 유입된 인구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주 여건 개선 등 장기적 대책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평생을 동구 계림동에서 거주한 박진현(56)씨는 "아파트 단지 재개발 등 인구를 끌어오는 것도 좋지만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문제도 생각해줬으면 한다"며 "계림동 재개발 아파트의 30% 이상이 외지인이라고 들었는데 아파트를 거주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투기 목적의 사람들이 많아지면 인구 10만 달성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동구에서 60여년 간 살아온 또 다른 주민 강승기(61)씨는 "태어날 때부터 동구와 함께하며 도청과 시청이 이전하며 인구가 급감하는 모습, 문화전당과 동명동 카페가리가 들어서며 다시 발전하는 모습도 지켜봤는데 인구 10만을 다시 달성했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는 "동구는 사람 살기 참 좋은 동네고 복지도 좋은데 젊은 사람이 많이 없어 아쉽다"며 "관공서가 모두 빠져나가 일자리 창출이 안 되니 젊은이들도 떠나 버리는 것 같다. 젊은층이 있어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텐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특히 노령 인구 비율이 높은 동구에 청년 인프라를 조성하고 구도심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 등은 여전한 과제다.

조선대학생 김민우(21)씨는 "조선대에 입학하며 동구에 이사와 3년 정도 살고 있는데 인구 10만 달성 소식을 들으니 참 신기하다"며 "청년들이 많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그건 지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많은 지원이 있으면 청년들이 찾아오게 돼있고 이번을 계기로 동명동만이 아니라 동구 전체가 더 활성화 돼 청년들이 살기 좋은 동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