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딱 한 번인데"… 긴장감 가득 임용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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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1년에 딱 한 번인데"… 긴장감 가득 임용고시
●중등 임용고시현장 가보니||발열체크, 거리두기 등 코로나 시험 풍경||도시락 대신 간식… 긴장감에 안 먹기도||시험 직후 고사장 앞 거리두기 안 지켜져
  • 입력 : 2020. 11.22(일) 16:05
  • 양가람 기자

중등임용필기시험이 치러진 21일 광주 북구 광주공업고등학교 정문.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1일 중등교사 임용 필기시험이 광주 북구 광주공업고등학교에서 치러졌다. 시험 직전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발 집단 감염 소식이 들리기도 했지만, 교육당국의 엄격한 방역 지침 속에 응시생들은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이날 이른 시간부터 광주공업고등학교는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이 응시생들 상대로 발열체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학교 앞에는 체육교과 응시생용 문진표 작성 책상이 따로 마련돼 있었으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와 구급대원도 배치됐다.

수험생들은 '노량진 임용고시학원' 관련 코로나19 확산 소식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절박함에 고사장을 찾았다. 그럼에도 '무증상 감염자'가 시험을 봤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감추지 못했다.

20대 수험생 김모씨는 "혹시나 검사를 하지 않고 (노량진에서) 온 무증상 감염자와 같은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당장 감염 두려움보단 일년에 한 번 뿐인 기회라는 생각이 앞서 시험을 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은 먼저 응시자 시험실 배정표를 확인하고,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발열체크 후 시험실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2미터 간격을 둔 책상에 앉아 시험을 치렀다.

아울러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20분까지 총 3과목 시험을 봤다.

직원들은 40분씩 이어진 쉬는 시간마다 환기를 시켰다. 점심시간이 따로 없어 학생들은 쉬는시간에 미리 준비해 온 간식을 먹었다. 하지만 긴장한 탓에 아예 음식을 먹지 않은 학생도 많았다.

30대 수험생 박모씨는 "죽을 싸올까 생각했는데, 시험 전 커뮤니티에서 '시험 당일엔 냄새에 민감한 사람도 있다'는 글을 읽고 과자 몇 조각만 챙겨왔다. 그런데 막상 긴장도 많이 되는 데다 굳이 이것저것 신경쓰고 싶지 않아 준비해 온 과자는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험 종료 후엔 감독관 등의 지시에 따라 층별로 한 명씩 퇴실을 했다. 하지만 시험 전 차분히 지켜졌던 거리두기는 학교 밖을 나선 후부터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긴장감이 풀린 수험생 수백명이 한꺼번에 떠밀리듯 나왔지만, 이를 제지하는 직원은 없었다. 시험 종료 시각 30분 전부터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학부모 몇몇이 수험생을 향해 달려갔다. 승용차 대열까지 더해지면서 좁고 긴 통행로는 순식간에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중등교사 보건직렬에 응시한 박주향(29·여) 씨는 "병원에서 몇 년 간 일하다 보건교사의 꿈을 갖고 지난 1년 간 열심히 공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보건 분야 자리도 늘어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서울에서 공부하다가 시험 2주 전에 광주로 왔다. 천만다행 확진자들과 동선도 겹치지 않았고, 시험실 방역도 철저해서 무사히 시험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주 지역 중등임용시험(공·사립)에 지원했던 2363명 가운데 1979명이 시험을 치렀다. 결시생은 284명으로, 83.75%의 응시율을 보였다.

전남 지역 중등임용시험은 전체 지원자 4039명 가운데 3649명이 응시, 90.34%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21일 오후 2시30분 광주공업고등학교 정문. 시험을 마친 수험생과 학부모,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