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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세이·최성주> 지속가능한 '해양보호' 전 지구적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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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세이·최성주> 지속가능한 '해양보호' 전 지구적 관심을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
36) 해저공간의 중요성

게재 2021-08-02 13:04:15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

태초 이래 인류는 육지와 바다, 하늘의 순서로 자연공간을 개척 해왔다. 과학기술 발전 덕분에 인간은 해저에 이어 우주(외기권)로 진출하더니 1970년대부터 '다섯번째 영역'으로 불리는 사이버공간도 개척하기에 이른다. 바닷속의 경우 그 깊이에 따라 해저와 심해저, 초(超)심해저로 구분된다. 초심해저의 수심은 6000m 이상이다. 대표적인 초심해저는 필리핀 동쪽 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에 있는 '챌린저 심연'으로 그 깊이가 1만1000m에 달한다. 오늘날 첨단장비 덕분에 초심해저에도 접근할 수 있다. 해저는 해양자원의 보고이자 잠수함을 비롯한 은밀한 군사작전 영역이기도 하다. 태평양과 대서양 등 해저에는 인터넷을 비롯한 글로벌 통신용 케이블이 촘촘하게 설치돼 있어 일상에 크나큰 혜택과 편의를 주고 있다.

1840년대 모르스 부호에 의한 전보가 오늘날 인터넷 및 휴대폰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전기신호로 소식을 전달하는 전보가 유일한 통신수단이었는데 바다를 건널 수 없다는 게 단점이었다. 이후 해저에 전기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통신 케이블을 설치하는 아이디어가 등장한다. 염분 있는 바닷물로부터 케이블을 보호하는 절연제 확보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1845년 영국의 물리학자인 휘트스톤(Wheatstone)이 동남아시아 원산인 '구타 페르차(gutta-percha)'가 해저 케이블의 절연제로 적합하다는 걸 발견해낸다. 마침내 1850년 영국과 프랑스 간 최초 해저 전신 케이블이 설치된다. 해저 케이블망 덕분에 영국은 해외식민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된다. 이집트(카이로)를 거쳐 인도(뭄바이)와 말레이시아에 닿은 영국의 해저 케이블망은 홍콩과 호주로 갈라진다. 초장거리 통신망을 구축하기까지 그 당시 20년 걸렸다.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일본이 1871년 나가사키와 상하이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망을 설치한다.

해저 케이블 재료는 구리와 광섬유가 쓰인다. 구리로 만든 해저 동축케이블 개발로 1956년 세계 최초 대양횡단 해저 케이블이 미국과 영국 사이에 부설된다. 유리섬유가 재료인 광케이블은 동축케이블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좋다. 구리는 전자를 이동시켜 신호를 전달하고 광케이블은 빛이 전자를 대신한다. 손실량은 광케이블이 동축케이블보다 훨씬 적다. 광케이블은 1초에 지구를 7바퀴 도는 빛을 이용하므로 속도와 거리에 있어서도 이점이 있다. 광케이블에 관한 연구는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 시작돼 1986년 영국과 벨기에 간 해저 광케이블이 세계 최초 부설된다. 해저 케이블의 중계기는 칠흑 같은 심해저에서 신호등 역할을 한다. 심해저의 압력이 워낙 세므로 원격조정로봇(ROV)이 작업한다. 글로벌 인터넷과 모바일 트래픽의 99%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 반면, 인공위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다. 유선 방식인 해저 광케이블은 무선방식인 위성통신과 함께 국제통신의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쌍벽을 이룬다. 우리나라 해저 광케이블 사업은 1980년 한국과 일본 간 해저 광케이블 개통과 함께 개시됐다. 이는 동축케이블로 아날로그 방식이었는데 8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방식의 광케이블로 대체된다. 주권국가는 영해가 아닌 공해상에 해저 케이블을 설치할 권리를 향유한다. 이는 관습국제법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공해 자유의 원칙'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해저 케이블을 인위적으로 손상하거나 파괴해선 안된다.

오늘날 인터넷은 일상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인터넷 통신의 핵심수단인 해저 케이블의 안전한 운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현재 대다수 해저 케이블은 구글과 같은 다국적 기술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깊은 바닷속에 중요한 케이블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별로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가 직접 가보기 힘든 해저에 설치된 케이블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해저는 물론이고 심해저에도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여간다는 뉴스는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해저 케이블 부설로 인해 폐기물도 생길 터다. 해저 케이블을 통해 큰 혜택을 누리고 있는 만큼 해양은 물론 해저의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주도로 2015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14번째는 '해양 보호'다. 해저를 비롯한 지구환경 보호는 모두의 관심과 동참 없이는 불가능하다. 보다 자연친화적인 해저 이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곧 자연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