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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숙의없는 해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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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숙의없는 해법은 없다

김진영 정치부 기자

게재 2021-12-28 16:44:45
김진영 정치부 기자
김진영 정치부 기자

정부가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보관 방안을 담은 '제2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기본계획' 수립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는 물론 지역민들과의 충분한 대화없이 정부 관계자들로 제한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계획을 확정하면서다. 의견 절차에서 배제된 지역민들은 기본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원전 가동에 사용된 폐연료봉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로 구성돼 있다. 인체에 무해하게 되기까지 10만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문제는 정부가 지역 반발 탓에 마땅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원전내 보관중인 사용후핵연료가 포화상태에 도달하고 있어 기본계획 수립을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빛원전의 경우 오는 2031년이면 임시 저장시설이 가득 차 더 이상 원전가동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중차대한 문제를 밀어붙이식으로 해결하는 정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소한 원전주변 지역민 등과의 폭넓은 의견수렴과 논의과정은 필연이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정부라면 논의 과정에서의 지역 반발을 감수해야할 문제이다.

지역반발을 회피하기 위한 정부의 근시안적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계획은 결국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전 내 임시보관 중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있다. 그런데 정부의 기본계획에 따르면 부지 선정 절차 착수 후 20년 이내 중간저장시설, 37년 이내에 영구처분시설 확보를 추진하고, 이들 저장시설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에 한시적으로 임시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원전부지에 임시 보관중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중간저장시설,영구처분시설로 보관기간을 정했지만 사실상 영구처분시설을 갖춘 부지가 없는 상황에서 원전내 부지가 영구처분시설이 될것이라는 게 지역민들의 주장이다.

결국 지역반발을 피하기 위한 정부의 꼼수 추진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산자부는 앞서 지난 17일 시민단체나 지자체, 지역주민들을 모두 배제한 채 정부 측 관계자들로만 구성된 토론회를 거친 뒤 기본계획을 밀어붙였다. 결국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일 고준위방폐물 기본계획안을 행정예고한 지 20일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기본계획 수립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시절 '제1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지역 여론 수립 절차를 포함시키지 않아 논란을 겪었고, 결국 전면 백지화됐다.

이후 2019년에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발족, 공론화를 통해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해결지만불과 1년만에 위원장과 위원 5명이 무더기 사퇴하면서 파행으로 이어졌다.

지역반발에 정부가 정면돌파가 아닌 책임회피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결국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정책은 발등의 불이 됐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매번 차기정부에 떠넘기는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은 이제 답이 없다. 지역반발을 감수하더라도 정면돌파를 통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부지확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인식이 필요하다. 지역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책은 결코 타협을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