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53-4> 정치권 뜨거운 감자된 여가부 폐지…4인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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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53-4> 정치권 뜨거운 감자된 여가부 폐지…4인4색
이재명 "폐지보다는 개편필요"||윤석열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신설"||안철수 "정부조직개편 때 입장정리"||심상정 "여성가족부 역할 강화"
  • 입력 : 2022. 01.16(일) 17:08
  • 홍성장 기자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의 모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하늘색 바탕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설명 없이 올린 가운데 정치권에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뉴시스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시각은 차이가 크다. 논란의 시작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측은 여가부를 '젠더갈등'의 진원지로 지목하며 철폐를 약속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측은 '폐지보다는 개편'을 이야기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강화'를 이야기하는 등 논란이 뜨겁다.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여가부 페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고, 2017년 대선 때에도 당시 유승민 후보를 중심으로 폐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적으면서다.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 공약을 낸 것과 관련해 "뭐든지 국가화 사회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더 이상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닌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애초 윤 후보는 폐지보다는 개편을 이야기 했다. 그는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현재의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공악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여가부를 '평등가족부' 또는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최근 청년들과 만나 진행한 '국민반상회'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한쪽 편을 들면 안된다"며 "숫자 많은 쪽, 표 많이 되는 쪽을 편들어서 갈등을 격화시키면 어떡하냐"고 윤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는 "성평등 문제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여성'이라고 하지 말고 성평등가족부 등으로 하자고 이미 발표했다"며 "기성세대 내의 페미니즘 (문제의식은) 타당성이 높은데, 청년세대 간에는 사실 페미니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라고도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폐지가 아니라 오히려 '강화'다. 심 후보는 여가부 폐지 논란이 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차별과 혐오에 편승해 득표를 노리는 행태"라며 윤 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심 후보는 최근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여가부에 대해 비판할 수 있고 조직 개편 방안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여가부를 '남성혐오부'라는 식으로 규정하면서 가뜩이나 힘든 20대 청년을 성별로 갈라치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난 40년간 한국 정치를 왜곡해왔던 지역 분열에 버금가는 정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안 후보는 여가부 폐지 논란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부개편안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 과학기술부총리제는 이미 말씀드렸고, 그것 말고도 현 시대에 맞게 정부조직 개편을 발표할 때 종합적으로 말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장외 설전'도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가부 폐지에 대해 뜨거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원 본부장은 "권력형 성범죄를 정치 진영에 따라 편들고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은 해체하는 게 맞다"라면서 "충치를 뽑고 임플란트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폭력 사건도 언급하면서 "여가부가 권력형 성범죄 때 보였던 태도를 보라. 지켜본다, 관찰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위원장은 '분열 정치'라며 "분열 정치는 망국 정치이고 윤 후보도 폭망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충치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이빨부터 뽑으려는 것"이라면서 "(멀쩡한) 생이빨을 뽑으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에서 철책선이 뚫린다고 국방부를 그때마다 폐지하느냐"면서 "여가부가 부족했다면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우고 여성권리 신장, 취약계층 배려 등 역할을 했던 부분은 늘리는 쪽으로 개선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이에 "(여가부 상황은) 땜질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고, 박 위원장은 "저쪽(국민의힘)에서 과격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분열과 자극의 정치, 젠더 갈등 증폭으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