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고혈압 환자의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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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몸
의료칼럼-고혈압 환자의 여름나기
안 영 근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입력 : 2010. 08.25(수) 00:00
올 여름은 유난히 덥다. 평균 온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습도와 불쾌지수도 높고 아침 저녁으로 큰 일교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날씨에 고혈압 환자들은 어떻게 지내야 할까.

일반적으로 고혈압 환자들에게 문제가 생길 위험성은 여름철 보다 겨울철이 높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말초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철에도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기온이 한창 높아진 시간대에 무리한 실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 최근에 실외에서 운동을 하거나 직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낮에 외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열사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이런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고혈압 환자들은 대개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약제들은 수분 및 전해질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들이 장시간 고온의 환경에 노출될 경우 갑작스러운 저혈압이나 전해질 이상으로 인한 의식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맹물보다는 보리차와 같은 식음료나 미숫가루 등을 섭취하는 것이 전해질 보충에 도움이 된다. 나트륨 정제(알약)를 섭취하는 것은 혈압 조절에 니쁜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권장되지 않는 방법이다.

둘째, 너무 더위를 피하려고만 해서도 안된다.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대인들은 계절의 변화에 너무 역행하려다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최근 실내에서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실내외 온도차이가 심하게 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더운 곳에서 확장되어 있던 혈관이 온도가 낮은 곳에서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사용하더라도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고 불쾌지수가 상승하면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스트레스는 혈압상승을 조장하고 합병증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모두 피할 수는 없겠으나 가급적이면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일몰 후 비교적 서늘한 시간대에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평소 복용중이던 약제를 잘 복용하는 것이다. 피서를 간 경우 약 복용을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고혈압 환자가 복용중인 항고혈압제를 중단하는 경우 갑작스럽게 혈압이 상승될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약물 복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복용중인 약 목록이나 처방전을 소지하고 다니면서, 혹시 약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인근 병원에서 동일한 약제를 처방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여름은 여러모로 잔인한 계절이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면서 자신의 생활습관을 조절한다면 한결 수월하고 건강하게 무더운 여름을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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