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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과 비른미래당 내 옛 국민의당 출신 호남 중진의원들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바른미래당 박주선·김동철 의원과 민주평화당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장병완 원내대표, 황주홍 의원이 지난달 30일 여의도 모처에서 회동을 가졌다. 오는 12일엔 국회에서 양당 원내대표 주최 토론회가 계획돼 있다. 사실상 야권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호남발 야권 새판짜기 움직임은 현재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간의 '양강구도' 속 내년 총선에서 제3당의 존재감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특히 호남 총선에서 민주당과의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호남발 야권 정계개편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역사는 반복되듯 과거 민주당 계열은 그동안 수 없는 자기 분화를 해왔다. 2003년 11월 민주당 내 친노계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며 갈라섰고,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다시 뭉쳤다.
이후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또 한 번의 분화를 겪었다.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이 창당하며,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해 총선에서 38석을 가져가며 '녹색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호남 승리를 경험한 국민의당도 오래가진 못했다. 2017년 대선 이후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분리되면서 막을 내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야당의 호남권 중진의원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 중이다.
이들의 호남발 야권 새판짜기에 대한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집권 2년 차인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지지율이 주춤하고 있고,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세력과 민주평화당이 '제 3지대'에서 재결합할 경우 내년 총선 민주당과 싸움에서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호남 압승을 장담할 수 있을까? 과거 정치권의 역사를 볼 때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고질적 역사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특히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소속정당이나 당적을 자주 옮기는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