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언제까지 여당일 것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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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민주, 언제까지 여당일 것 같나?
  • 입력 : 2019. 04.08(월) 16:42
  • 노병하 기자
강원도 속초에 큰 산불이 났다. 사람이 사망했고 천문학적인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백 중에 하나, 정부의 대응이 생각보다 빠르고 효과적이었다는 점은 다소의 위안이 된다.

특히나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의 행보는 눈여겨 볼만하다.

정부는 지난 4일 저녁 7시17분 강원도 고성에서 발발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속초 인근으로 번져나가자 즉시 모든 소방 인력을 강원도 지역에 집중해 소화에 나섰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컨트롤타워로 하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신속히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지휘했으며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서 범부처의 진화 지원과 상황 대처에 나섰다.

문 대통령도 특별지시를 통해 모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으며 5일 새벽에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빠른 진화와 이재민 대책에 총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침 진화 상황과 피해 등을 점검하고 대책회의를 열었고, 주불이 잡힌 이날 오후에는 피해 지역을 방문해 이재민 대책과 잔불의 완전 진화까지 마음을 놓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낙연 총리의 산불 대책을 적은 수첩 메모 내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민들은 이런 정부의 대응에 "이게 나라다"라고 말한다. 그래, 불이 안 나는 것이 훨씬 좋으나 이 정도의 대응이라면 나쁘지 않다. 사실 현 정부는 잘하고 있는 편이다.

사회전반적으로 위기대응이 빨라졌고, 어그러진 기형적 사회구조가 서서히 잡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정부는 분명 잘했고, 국민들도 칭찬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허전하다.

아! 바로 집권여당 때문이다. 정부가 잘하면 집권여당도 응당 좋은 감정이 들어야 할 터인데 이상하게도 그렇지 못하다.

솔직히 지금 민주당은 뭘 하는 집단인지 알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히 제1야당이 하도 많은 삽질을 해, 국민들에게 큰 욕은 먹지 않지만 무사안일인지 무엇인지 목소리가 담벼락을 안 넘는다. 그렇게 외치던 적폐들이 갑자기 일시에 사라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앞서 지난 4.3 재보궐 선거로 돌아가 보자. 모두 알다시피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2석 중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선거후 "자유한국당 누가 나와도 질 수밖에 없었다"는 위로도 나왔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당초 선거 전망에서는 창원성산의 경우 여영국 후보의 낙승이, 통영·고성은 한국당과 민주당의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창원성산에서 여 후보가 504표 차(0.54%)로 신승했다. 반면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59.47%를 득표해 35.99%에 그친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큰 표차로 승리했다. 기초의원을 뽑은 전북 전주시 라 선거구에서는 최명철 평화당 의원이 43.65%를 얻어 김영우 민주당 후보(30.14%)를 큰 차이로 제쳤다.

지금의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되기까지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현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통령에게 오르기까지 어떤 날들을 보냈는가? 그런데 여당으로 되고나서 민주당이 이룬 것은 무엇이었나. 아등바등 밀린 일 속에서 발버둥치는 정부 뒤에 서있기만 한 것은 아닌가.

전국의 이슈는 차치하고 광주전남만 돌아보자.

5‧18은 어떻게 할 건가. 진상조사위는 언제쯤 움직일 수 있나. 대통령이 5‧18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했는데, 그대들이 한 것은 무엇인가?

언제까지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어 못하고 있다"는 변명만 늘어놓을 것인가.

제대로 한번 싸워 볼 생각도 없어 보이는 것이 지금 민주당 아닌가.

젠더 문제는 또 어떤가. 마음 편하게 쳐다보고 있을만한 상황이라고 보는가? 결코 아니다. 현장에 만난 지역 20-30대 남성의 표심은 상당히 흔들린다.

이번 속초 산불 진압후 나온 이야기가 "페미당(민주당의 별명)이라 고개 돌리려 했더니 정부 하는 거 보니 한번 더 믿어 볼까 한다"는 말이 나왔다. 이 말의 당사자는 민주당만 찍어온 사람이었다. 원래 민주당을 지지했는데, 최근은 그러하지 않았던 셈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인지 그대들은 알고 있나? 어떤 방향으로 가야 옳은 것인지 고민은 하고 있는가 말이다. 20-30대의 남성들의 생각이 틀렸다면 바로 잡을 노력은 하는지, 아니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 일 것인지. 도통 그대들은 답이 없다.

광주에서 민주당이 흔들린다는 것은 전국에서는 그 흔들림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 전 만난 지역정가 사람은 이리 말한다.

"대통령은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표를 얻고 싶으면 일을 해라. 적폐를 잡고 싶으면 싸움을 하고, 5‧18을 이야기 하고 싶으면 적극적으로 나서라. 마냥 문 대통령 뒤에 서 있지 말고. 자한당 말고도 찍을 당은 또 있다."

큰 재난이 오기 전에 작은 전조증상이 곳곳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민주당, 지금 그런 전조증상이 느껴지지는 않는가?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