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장'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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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두환 재판장'의 변신
  • 입력 : 2020. 01.28(화) 16:52
  • 박상수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을 맡았던 장동혁(51)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그는 설을 앞둔 지난 23일 한국당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대전 유성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회견에서 "이 나라를 바로세우고 되돌려놓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정치색을 띠거나 활동도 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두환 재판을 담당한 장 부장판사의 사직으로 당장 재판이 차질을 빚게 됐다. 전 씨 재판은 2018년 5월 기소 후 1년 8개월 간 8차례에 걸친 증인신문 등 장기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는 2월 10일 공판기일이 잡혔지만 재판장인 장 전 판사의 사직으로 2월 말 법원 정기인사 때까지 임시 재판부 체제로 운영된다. 이후 재판부가 배당되더라도 그간의 기록을 검토하는데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 전 부장판사의 정치 행보는 전 씨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 훼손으로 이어지면서 비난을 낳고 있다. 장 전 부장판사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피고인인 전 씨의 재판 불출석을 허가해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알츠하이머 외에도 피고인이 고령이고 경호·질서 유지에 100여 명이 동원돼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 후 전 씨의 골프 회동, 12·12 기념 오찬 등이 언론에 보도됐는데도 끄덕도 하지 않았다. 그는 부인하고 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의 보수적인 사고와 당파성이 전 씨의 재판 불출석 허가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민주당이 최근 영입한 판사 출신 인사들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사법농단을 폭로한 이탄희 전 판사를 10호,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13호 영입 인사로 각각 발탁했다. 이탄희 전 판사는 3년 간의 변호사 생활을 거쳤지만, 이수진 판사는 장 전 부장판사처럼 사표 직후 곧바로 정치권에 발을 내딛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사법농단을 폭로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그래도 이들의 정치 도전은 사법개혁 입법을 위한 '충정'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전두환 재판장'인 장동혁 전 부장판사의 한국당 입당은 명분도 충정도 없고 오로지 '야욕'만 남은 것으로 비쳐져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박상수 주필 sspark@jnilbo.com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