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의 시정 공백이 불가피해진 것에 대해서도 부산시민 여러분들께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당은 성추행 등 성 비위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의 원칙으로 임해왔다. 즉각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내일(24일) 당장 윤리심판원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며 "제명 이외의 다른 조치를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선출직 공직자의 윤리의식 강화를 위한 당내 교육 등 제도적 예방 방안을 강구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실여부 인지 시점에 대해선,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며 "오 시장의 기자회견 계획이 있다는 것은 오늘 오전 9시30분께 부산시당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알게 됐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24일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어 오 시장 제명을 단행한다. 오 시장의 이의제기가 없으면 제명 조치가 확정된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 여성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남은 삶을 참회하면서 살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모두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해나가겠다.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최근 시장 집무실에서 면담중인 여성 공무원을 강제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부산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다.
그 동안 여권 인사들의 성추문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정봉주 전 의원, 민병두 의원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사건이 대표적이다. 안 전 지사는 구속까지 됐고, 정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접었다. 민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다. 지난 1월에는 당의 2호 영입 인사인 원종건(27)씨의 '미투 의혹'이 불거져 영입이 전격 취소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여성인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민주당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며 "법적 책임은 물론 민주당은 석고대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오 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치러진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