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10월 대전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6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응용 감독이 해태 타이거즈 선수들의 행가래를 받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1991년 5월 프로야구 감독으로 500승을 달성한 김응용 감독이 선동열 선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IA타이거즈 제공

1998년 6월. 프로야구 감독으로는 처음 1000승을 달성한 김응용 감독이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타이거즈 왕조를 이끈 김응용 전 감독이 24일 광주 삼성전 시구자로 나선다.
KIA는 이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홈 경기에 앞서 '타이거즈 레전드 데이'를 개최한다. 타이거즈 왕조의 주역들을 초청해 그 시절을 추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다.
김 전 감독은 '타이거즈 레전드 데이'의 첫 초청자로 마운드에 선다.
김 전 감독은 1983년부터 2000년까지 18년간 해태 타이거즈 사령탑을 맡아 총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며 타이거즈 왕조를 세운 불후의 명장이다.
1940년 3월 1일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때 부친을 따라 부산으로 피난 왔다. 1954년 개성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부산상고와 실업팀 한일은행 등에서 뛰었다. 한일은행 시절엔 국가대표 4번 타자로 맹활약했다.
1973년 한일은행 사령탑에 오른 그는 자율야구로 1981년까지 한일은행을 최강팀으로 이끌었다. 특히 1977년 11월 나카라과에서 열린 제3회 슈퍼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돼 이선희, 최동원, 김시진, 김봉연, 김재박 등을 이끌고 미국, 일본, 대만 등 강호들을 물리치고 세계대회 첫 우승이라는 한국야구사의 기념비를 세웠다.
김 전 감독은 1983년 KIA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명장의 서막을 알렸다.
그는 부임과 함께 선수단을 재정비했다. 재일동포였던 포수 김무종과 언더핸드 주동식의 입단, 서정환과 김일환 영입 등을 통해 공수를 강화했다.
이상윤·김용남의 마운드 쌍두마차와 김봉연·김준환·김성한·김종모 등 KKK타선을 앞세워 해태를 정규리그 2위(55승 1무 44패)로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 MBC 청룡을 상대로 4승 1무를 거두며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는 한국시리즈 4연패 위업을 이끌며 타이거즈 왕조 시대를 열었다. 1985시즌을 통해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입단하고 김정수, 김대현, 문희수 등 잠재력을 갖춘 신인들을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고 이순철 입단과 한대화의 트레이드로 막강 타력을 구축해 1986년 전반기와 후반기 2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지휘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4승 1패로 누르고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987년은 팀 타율 3할과 23승의 다승왕 김시진이 버틴 삼성을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연속 이기면서 세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1988년과 1989년은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 이글스를 상대로 각각 4승 2패와 4승 1패를 거두며 통산 4, 5번째 우승 신화를 완성했다.
김 전 감독은 1990년대 투수 조계현, 이강철, 신동수, 송유석, 이대진, 타자 이호성, 이종범, 홍현우 등과 함께 1991년과 1993년, 1996년, 1997년 네 차례의 우승을 더 이끌며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전 감독은 프로 감독 데뷔 후 두 번째 경기였던 1983년 4월5일 광주 삼성전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1778경기째인 1998년 5월24일 광주 롯데전에서 최소경기만에 1000승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2001년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김 감독은 2004년까지 삼성을 지휘하며 두 차례(2001년·2002년) 삼성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선사했다. 감독 최초로 2600경기 출장의 금자탑을 쌓았고, 사령탑 사상 처음으로 1400승을 돌파했다.
김 전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동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한국 야구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었다.
김 전 감독은 승부사 기질을 인정받아 2004년 12월1일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의 야구인 출신 CEO로 변신해 삼성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원, 2005년과 2006년 삼성의 통합 우승을 함께 했다.
2012년 10월 한화 감독으로 선임돼 현장으로 복귀한 그는 2013~2014시즌을 지휘한 뒤 현장에서 떠났다.
그의 KBO 정규시즌 통산 성적은 2935경기 출장 1567승 1300패 70무다.
2016년 11월부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을 맡아 아마추어 야구 발전에 힘쓴 그는 지난 1월 야인으로 돌아갔다.
타이거즈를 떠난 지 21년 만에 광주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는 김 전 감독의 모습에서 올드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김응용 감독 약력
△1940년 평안남도 평원 출생
△1973~1981년 한일은행 감독
△1983~2000년 해태 타이거즈 감독
△2001~2004년 삼성 라이온즈 감독
△2005~2010년 삼성 라이온즈 사장
△2013~2014년 한화 이글스 감독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