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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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무등산 구상나무
  • 입력 : 2021. 05.20(목) 16:35
  • 이기수 기자
이기수
국립공원 무등산 산림 자원에 대한 국가차원의 학술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특히 무등산 대표 탐방로인 장불재에서 입석대 구간의 구상 나무는 식재된지 30년 가까이 돼가고 있어 식생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여서다.

 산림청과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 유전 자원 및 유전 다양성 평가 및 유지 관리 연구'라는 과제로 전국 국립공원 산림에 대한 학술 조사가 하반기 실시된다. 이번 조사 대상은 구상나무, 분비나무, 눈잣나무 등 7개 수종이다.

  이번 산림청의 학술조사는 멸종 위기에 처한 구상나무 보존과 무관치 않다.구상나무는 한라산, 지리산 일원 해발 500∼2,000m 사이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국내에서는 한라산 성판악 코스 해발 1700m 부근에 구상나무 최대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하지이곳 구상나무는 절반 가량 고사할 정도로 멸종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2013년 구상나무를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했다. 제주도는 한라산 구상나무 복원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체계적인 묘목 증식과 후계목을 조성해 구상나무가 죽은 곳에 심을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산림청은 2017~2018년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7개) 모니터링 연구'를 수행했고,올 하반기에도 이들 수종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는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당시 모니터링에서는 해발 1000m 이상 지역의 구상나무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해발 800m지역에 식재된 무등산 구상나무는 조사 대상에 제외됐다. 하여 올해 후속 모니터링과 유전자 분석에서 빠져있다. 조사 대상 누락된 이유는 무등산 구상나무가 한라산과 지리산처럼 자생종이 아닌 때문이다. 광주시가 1994년 무등산 생태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1200그루를 조림한 것이다. 당시에는 무등산에 구상나무 식재와 관련해 논란도 있었다. 당시 지역대학 한 조경학과 교수는 "현재 무등산 복원지역에는 구상나무와 삼나무 등 무등산 자생종이 아닌 수종이 식재되어 있는데, 이는 무등산 본연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자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지 않은 만큼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구상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높이 18m, 수폭 7∼8m 에 이르는 수형을 갖고 있어 관목이 주류인 식재 장소엔 어울리지 않는 수종으로 판단된 것이다. 현재 무등산 구상나무는 척박한 토양탓에 성장 상태가 양호하지 않지만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자연보존가치가 높은 한국국특산종 구상나무를 멸종에서 구하는 사업에서 무등산 구상나무가 누락되는 것은 문제다. 무등산 구상나무에 대한 국가 전문연구기관의 체계적인 학술 조사를 통해 자연자원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한국 구상나무의 명맥을 이을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