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5월 기록한 박용준 '투사회보체' 오늘 무료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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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5월 기록한 박용준 '투사회보체' 오늘 무료 배포
들불야학 교사로 5·18 참상 기록||시민 후원금 1000여만원 모금
  • 입력 : 2021. 05.20(목) 18:11
  • 도선인 기자
박용준 투사회보체 글꼴발표회 포스터. 5·18기념재단 제공
삼엄한 언론통제 상황에서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기록한 '투사회보'의 주인공, 박용준 열사의 글씨체가 디지털로 되살아나 오늘 21일 무료 배포된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21일 오전 10시30분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박용준 투사회보체 글꼴발표회'를 개최한다. 발표회와 함께 박용준 열사의 삶과 투사회보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글꼴은 발표회가 진행된 이후, 5·18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광주YWCA, 들불열사 기념사업회,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등 3개 시민단체는 지난 한달 반 동안 시민참여모금을 통해 '박용준 투사회보체 글꼴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글꼴 무료배포를 위한 시민 후원금은 20일까지 1000만원 가량 모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글꼴이 정식 공개되는 5월21일은 투사회보 제1호가 발행된 날이다. 투사회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삼엄한 언론통제 상황에서 왜곡하고 침묵하는 언론을 대신해 광주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항쟁 참여를 촉구했다. 당시 윤상원, 박용준 열사 등 노동야학 성격의 들불야학 활동가들이 투사회보 제작에 참여했다.

투사회보는 광천동시민아파트, 광주 YWCA 사무실에서 등사기를 이용해 제10호까지 제작됐다. 최후의 항쟁일인 5월27일 배포 예정이었던 제10호는 그날 새벽 YWCA 건물 창가를 지키던 박용준 열사가 계엄군 총에 맞고 숨을 거둔 이후, 계엄군에 의해 전량 수거·폐기됐다.

박 열사는 유아 시절 영신영아원에 맡겨진 이후 무등고아원(현 무등보육원)에 옮겨져 자랐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한 후 들불야학에서 특별강학을 주도하던 중 1980년 5월 투사회보 필경사로 활동하다 27일 광주 YWCA 사무실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눈을 감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5·18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 축사에서 "박용준 열사는 등사원지에 철필로 원고를 옮겨 적어 광주시민들의 소식지를 만들었다. 계엄군의 총이 앗아간 그의 삶이 '박용준체'를 통해 우리 품으로 돌아온다. 이는 미래세대를 위한 오월의 선물이다"고 언급하면서 박 열사의 삶이 다시 한번 조명됐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