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화살처럼 다가오는 새로운 1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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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화살처럼 다가오는 새로운 1분은"
  • 입력 : 2021. 11.11(목) 11:20
  • 이용환 기자

지난 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3회 반도체대전(SEDEX 2021)에서 관람객들이 메타버스, 빅데이터 시스템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Meta Universe(메타 유니버스) 초세계 새로운 세상을 꿰뚫는 지혜 49. 이가서 제공|

초세계-새로운 세상을 꿰뚫는 지혜 49

안병익 | 이가서 | 1만7000원

인류의 역사를 1년으로 압축한다면 인류의 시초가 등장한 600만 년 전이 1월 1일이고 본격적으로 정착해 농경사회를 이룬 것은 12월 31일 오전이다. 도시가 형성된 것은 오후 3시, 산업혁명은 오후 11시 40분에 일어났다.

여기에 인터넷이 등장하고 IT 기술이 발달한 것은 오후 11시 56분부터다. 근래에 들어서야 인류가 문화, 기술, 경제 분야에서 문명의 빅뱅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문명의 빅뱅은 수천 년간 인류를 지배해 온 공동체 의식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마이크로칩의 성능이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과 기술발전은 점진적 성장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는 '수확 가속의 법칙'은 이미 오래전 증명됐다.

컴퓨터 전문가 안병익이 쓴 '초세계–새로운 세상을 꿰뚫는 지혜 49'는 앞으로 다가올 과학기술의 미래와 Meta Universe(초세계)를 다룬 책이다.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초세계는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가능한 3차원의 가상공간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인류 역사상 전혀 새로운 세상'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에게 운명처럼 다가올 초세계를 기술한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VR/AR, 자율주행차, 로봇, 무인기계, 빅데이터, 블록체인, 우주기술, 푸드테크, 신유통, 양자 컴퓨팅 등 다양한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미래에는 이런 기술이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예측한다.

초세계가 기술적 진보 뿐만 아니라 사회 관계성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준다는 것도 저자의 주장이다. 그동안 공동체와 집단으로 살아온 인류가 초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집단보다는 개인적인 목표와 만족을 위해 살아가는 새로운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사회공동체가 나 자신이었던 시대에서 나 자신이 세상인 시대로의 진화'다.

물리적 한계를 넘어 모든 것이 하나로 얽혀 있는 초연결 시대, 우리에게 화살처럼 다가오는 새로운 1분은 사람과의 관계, 배우는 과정,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법에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진다는 예측도 충분히 공감된다.

2021년은 세계 최초의 로봇영화 '기계인간'이 나온 지 꼭 100년이 되는 해다. 기계인간과 마찬가지로 인류가 만들어낸 대부분의 문화가 인간의 상상력으로 탄생했듯, 우리의 미래 또한 우리가 어떤 상상을 하는 지에 달려있다. 초세계가 더욱 발전할 경우 우리는 그곳에서 현실세계와 똑 같은 일상을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초세계가 또 하나의 현실세계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상상은 공상에서 그치지 않고 결국 현실로 이루어진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간극을 좁히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인간이 꿈꾸는 영원한 노스텔지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 시간의 한계와 공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세상, 관계와 집단을 벗어난 자유로운 세상, 그렇게 만들어진 모두가 평등한 세상까지. 이미 우리에게 거스릴 수 없을 만큼 '단 하나의 세상'으로 다가오는 초세계를 앞두고 우리는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