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관식> 뉴노멀 시대, 아동문학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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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관식> 뉴노멀 시대, 아동문학의 향방
김관식 시인·문학평론가
  • 입력 : 2021. 12.16(목) 13:30
  • 편집에디터
김관식 시인·문학 평론가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 중심주의에 대한 회의감으로 기존질서에 대한 저항적 양상을 띠며 탈중심적 다원적 사고, 탈이성적 사고 중심의 사상을 퍼뜨렸다. 21세기 세계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촌의 기존 질서를 흔들어놓았다. 이른바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후 지구촌의 질서가 개편되고 있다. 지구촌을 자유롭게 왕래하는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했던 세계화가 폐지되기에 이르렀고, 다수의 인구가 밀집되어 살고 있는 도시화의 위험성은 불안감으로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기에 이르렀다.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물질 제일주의를 추종하여 모든 가치를 물질로 환산하는 인간의 경직된 사고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문학과 예술은 인간이 진선미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법으로 예로부터 인간다움을 지향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방편이 되어왔다. 그동안 문학과 예술 분야에 포스트모더니즘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바로 기존의 질서에 대한 저항으로 새로운 질서를 추구하려는 진보적인 혁명이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물질지상주의 가치체계로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를 도외시하고 살아왔던 인류에게 인간위주의 생태질서에 혁명적인 개편을 촉구하는 뉴 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인간의 생명, 생존, 삶이 본질이지 인간의 생활을 위한 도구나 수단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이는 새로운 질서의 개편을 추구하는 사상적인 움직임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운동의 정신과 일치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직면한 것이다. 과학기술로 모든 것을 제압할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균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

문학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언어예술이다. 따라서 작가 혼자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잡지의 창간은 문학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출판인이 작품을 독자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오늘날 출판을 담당하는 문예지를 발간하는 출판인 겸 작가는 문학인들의 우위에서 문학권력을 가지게 된다.

일제 강점기에는 출판을 담당하려면 재력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오늘날 수많은 문예지들이 발간되고 있고, 아동문학계도 아동문학가들의 작품 발표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아동문학잡지가 발간되고 있으나 모두들 아동문학가들이 정기구독이나 후원을 받아 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문예지들은 대부분 아동문학 단체의 헤게모니를 쥐고 문학권력을 독점할 우려를 낳고 있다.

오늘날 한국아동문학 단체는 아동문학가들의 친목단체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동문학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동문학은 동심을 표방하고 어린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작품을 말한다. 그러나 어린이를 독자로 한다는 특수상황을 마치 문학성이 없는 습작기 수준의 작품이어도 된다는 그릇된 편견을 가질 개연성이 크다. 많은 수의 아동문학가들이 출판사의 상업적 요구에 따라 문학성과는 무관하게 어린이들에게 잘 팔릴 작품을 쓰고 엉뚱하게 우월의식을 가질 개연성이 크다. 그런 출판 우위의식이 문학단체 운영을 좌지우지할 문학권력을 행사할 우려가 크다. 그뿐만 아니라 아동문학단체의 회원은 출판물을 산출하는 상업성의 희생물이 될 우려가 되고, 회원들 간에 우위서열을 정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운영될 소지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작품을 잘 쓸 정보교환이나 연수활동 보다는 회의 운영을 위해 감투를 남발하여 감투노름으로 후원금을 충당하고 수많은 회원들은 몇몇 친분이 있는 문인의 띄워주기, 이권 몰아주기 행사의 희생물이 되어 오지나 않았나 걱정이 앞선다.

이제 구태의연한 작태와 문단등단이나 감투경력으로 서열을 매기는 단체 활동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역행하는 정치 집단화하는 후진국의 무질서한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는 어린이들을 위해 문학작품을 잘 써보겠다는 문학의 본질을 도외시한 비민주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아동문학단체나 아동문학 잡지는 아동문학가들의 칭호를 부여하고 그들의 서열을 가리는 문학권력으로 작동하는 오늘의 현실은 동심을 표방하고 어린이를 위한다는 허울을 벗어던질 때이다.

아동문학단체나 아동문학 잡지가 어린이와는 거리가 먼 아동문학가들의 감투놀음과 여가활동 친목도모, 이권개입의 정치집단화 되는 상황이 전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정말로 문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어린이를 사랑한다는 위선적인 탈을 벗어던질 때이다. 문학은 혼자 하는 작업이다. 좋은 작품을 쓰면 출판사에서 출판의뢰가 오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 작품수준이 미흡하면 아무도 출판하겠다는 출판사가 없을 것이다.

한국, 세계라는 접두사가 들어가는 문학단체의 회원이라는 위장술로 자신의 존재를 타인에게 과시하려는 능력 없는 시인, 작가들이 어린이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벌거숭이 임금님 행세를 이제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아동문학을 하려면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꾸준하게 안목을 기르기 위해 연수하여, 성인문학을 능가하는 실력을 갖추었을 때 아동문학 작품을 써야 할 것이다. 능력 없으면서 아동문학활동 경력으로 원로 우대를 받고 문학단체 높은 감투를 쓰려고 온갖 추잡한 짓을 일삼는 문학정치꾼들은 자신이 걸어온 이제까지의 습성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 때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뉴 노멀 시대 이제 아동문학은 인간진실을 지향하는 실천만이 어린이들에게 신뢰를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벌거숭이 경력을 자랑할 것인가? 진정한 어린이 사랑을 실천할 것인가? 하는 것은 좋은 동시를 쓰려고 노력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시인은 시로 말해야 한다. 동화작가는 좋은 동화로 말해야 한다. 엉터리 작품을 화려한 장정, 칼라 인쇄로 포장하여 좋은 작품집이라고 내미는 아동문학가들이 있다면, 이들은 자신의 추악한 탐욕만을 앞세우고 동심을 추구한다고 거짓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벌거숭이 임금님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이제 벌거숭이 아동문학가들이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고 마스크도 쓰고 옷을 입을 때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