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북한 비핵화 논의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미 모두 안보를 이유로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상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30일(현지시간) CSIS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번 대이란 공습의 대가 중 하나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기본적으로 끝장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북한 입장에선 이란 핵시설에 떨어진 미국의 벙커버스터 10여 발이 결국 자신들에게도 향할 수 있다고 보는 만큼, 핵무장만이 체제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신들이 ‘올바른 길’을 택했다고 여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북미협상이 실제로 재개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제하면서도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피하고자 협상에 나설 여지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역시 북한과 러시아, 이란 간 무기·기술 협력 차단을 위해 북미대화를 재추진할 동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모두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긴 어렵지만, 각자의 안보 이해관계를 위해 협상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그는 오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회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북러 관계 심화가 중동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기술·물자를 얻는 과정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약화됐다”며 “이 상황이 이어질 경우 북한이 이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