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김영집> 잘 먹고 잘사는 내 삶이 행복한 나라로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아침을 열며·김영집> 잘 먹고 잘사는 내 삶이 행복한 나라로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 입력 : 2021. 12.08(수) 15:30
  • 편집에디터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궁극의 질문이다. 여기서 수많은 화법이 탄생했겠지만 역시 잘 먹고 잘사는 문제가 제일이다. 잘 먹고 잘사는 것이 모든 인간이 소망하는 공통조건임에는 분명하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선 '잘' 이라는 말은 좋은 상태를 말한다.

절대적인 좋음은 사람이 살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조건이 있어야 한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다.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어쩔 수 없는 생존 현실 때문이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말을 한다. 부모님은 자식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려 했고, 모두가 남부럽지 않게 살기 위해 아등바등한다.

최소한 먹고는 살지만 비교해 보니 내가 남보다 못 살거나 차이가 클 때 그것도 불공정할 때 사람들은 절망하고 분노한다.

한국이 올해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 경제력이 늘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래봤자 뭐하겠는가. 왜 우리 국민들은 살기 어렵다고 난리인가.

노자는 도덕경에서 '성인의 정치는 그 배는 채워주며(實其腹 실기복), 그 뼈는 세게 해야 한다(强其骨 강기골)'고 말한다.

국민을 배부르게 하는 것, 뼈를 강하게 건강하게 하는 것이 국민행복의 핵심이요, 정치의 근본임을 말하는 것이다.

공자는 국민은 가난해서 원망하는 것보다 불평등해서 분노한다(不患貧 患不均 불환빈 환불균)고 했다. 불평등 불공정 남부러운 사회가 문제인 것이다.

두 성현의 말은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분명하게 알게 한다.

이 정도의 기본을 모르는 정부와 정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

여기에 우리 사회와 정치의 딜레마가 있다. 나는 우리 정치의 양극단화를 문제로 꼽는다.

진보는 입만 열면 정의 공정 공동체 국가를 강조한다. 그러나 경제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로 갈수록 평등하지 않으며 정의와 공정을 정부 여당부터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재인정부가 실패한 점이다. 내 삶에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공의 공동체 뉴딜 같은 방향만 제시하고 있다. 이러니 국민들이 진보를 신뢰하겠는가.

보수진영은 전통적인 개인 자유 가족가치도 팽개친 채 극단적 신자유 이기주의와 경쟁이 만연하고 세뇌된 보수가 자리잡았다. 극우 정치, 언론 이제 검찰 정치집단화까지.

건강한 보수는 보수에서 조차 배제된다. 얼마나 불안한가.

과학과 실제와 다른 양단으로 나뉜 정치는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며, 위험하게 만들어 간다.

그래서 도올을 비롯한 일군의 지식인들이 GDP가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를 만들어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시류에 맞는 철학이다. ESG(친환경 사회적 거버넌스)와도 어울린다.

대선후보만이 아니라 정치, 언론, 정부, 기업 모두 이런 제안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국민을 잘 먹고 잘살게 하라. 모든 사람이 살 수 있는 기본소득이든 기본생활이든 기본을 갖추는데 진보 보수 여야가 없어야 한다.

남부럽게 살아야만 하는 부동산을 비롯한 사회문제를 일대 개혁해야 한다. 잘사는 공정에 진짜가 나타나면 국민들은 환호할 것이다.

선진국이기 전에 성장 중독을 벗어나 내 삶이 행복한 나라 내가 잘사는 사회가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이번 대선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가를 기로가 될 것이다.

기본과 공정을 내세우는데 주저하지 말라. 나아가 내 삶을 행복하게 하는 기본과 공정을 위해 정치를 활활 태워버리길 시대는 요청하고 있지 않는가.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