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학교와 교육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북유럽의 학교와 교육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 입력 : 2021. 12.23(목) 09:20
  • 이용환 기자

노르웨이 랑스타벡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 요리 실습으로 피자를 굽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가 지원한 예산으로 직접 요리를 하고 학교를 돌며 판매한 뒤 이익금은 전액 기부금으로 사용한다. 저자 제공

북유럽학교 핀란드.

북유럽 학교 핀란드

안애경 | 가갸날 | 1만8500원

학교가 변하고 있다. 개성있는 건물의 눈에 띄는 학교건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교육철학이나 정책의 변화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경험의 부족이다.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학교공간이 왜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 학교의 외형만 일부 변한다고 새로운 교육환경이나 스마트한 학교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아쉬움 속에서 북유럽 나라 교육현장의 다양한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북유럽 학교 핀란드'와 '북유럽 학교 노르웨이'다.

저자 안애경은 핀란드와 노르웨이에서 20여 년을 거주하며 그곳의 문화예술가, 예술교육가, 건축가들과 다채로운 문화교류 협업 활동을 펼쳐왔다. 한국과 스칸디나비아의 문화교류에 주력해 온 저자는 예술교육과 교류 프로그램을 위해 다양한 학교를 방문했다. 그러면서 그곳의 학교공간이 혁신적으로 변모하는 모습과 바뀐 공간에서 어떻게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이 이뤄지는지를 지켜봤다. 북유럽 사람들의 관대한 태도와 높은 행복지수, 문화예술 감수성이 그곳 사회의 독특한 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음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우리 사회가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뀌고, 그러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학교공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 책의 미덕은 현장성이다. 저자가 방문한 학교만도 수십 군데가 등장한다. 수업을 참관하거나 인터뷰한 교사는 부지기수고, 학교공간을 디자인한 건축가, 시공기술자를 따라 다니며 최근 그곳 학교공간이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기록했다.

방문 현장을 사진으로도 기록했다. 이 책에서 사진은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학교의 구석구석과 수업 모습,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까지 담아낸다.

서울시 교육감을 지낸 곽노현은 안애경의 책을 두고 "그동안 자신이 접했던 핀란드나 노르웨이 관련 책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이 핀란드와 노르웨이의 일상적 삶과 교육, 문화의 속살을 만났다"고 말한다. 그만큼 교육과 건축, 예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안애경의 관점과 시선, 감수성은 독특하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지금, 북유럽에서도 여전히, 학교공간이 혁신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대 병영 같은 학교 건물은 모두 퇴출됐다. 더 이상 교실에 줄지어 놓인 1인 혹은 2인용 책상은 찾아볼 수 없다. 학교 건물은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아이들의 신체 발달 및 그룹 스터디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안락한 가구로 구성된다.

그러면서도 정작 저자는 단순히 학교의 외형 때문에 북유럽 학교를 주목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학교가 바뀌어야 하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더 이상 학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스스로 배우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가, 학교공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학교는 교육계뿐만 아니라 교육학자, 건축가, 건설회사, 학부모들까지 관련된 광범위한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미래 교육을 이끌어갈 2022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택의 시간이 하루 하루 다가오고 있다. '정치'를 금기시 해야 하는 교육감 선거의 특성상 중립성과 자주성·독립성을 강조하는 슬로건도 나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학교공간에 대한 담론이 일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해진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