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 메디치미디어 제공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

마강래 | 메디치미디어 | 1만7000원

"남들보다 싼 아파트에 사는 것이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시대가 왔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누구라도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수년간 이어진 집값 폭등으로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 할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다. 지방에 집을 가진 이들도 행복하지는 않다. 신축 아파트가 아닌 경우는 집값이 10년째 요지부동이거나 오히려 내려갔기 때문이다.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뛰어 오르고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진 부동산 시장이 사회적 균열까지 일으키는 고통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통해 공존할 수 있을까.

도시계획과 도시재생, 도시행정을 연구해 온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마강래 교수가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이슈인 부동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을 펴냈다. 우리는 왜 부동산 때문에 좌절하는가를 부제로 담은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이다.

책은 평범한 우리가 "부동산에 관해서는 모두가 억울해졌다"라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자,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담아낸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지방이 살아야 서울이 살 수 있다고 믿는 도시계획가로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저자는 응용통계학·도시및지역계획학·도시계획학에 기반을 둔 통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늘 당대의 구체적인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책임이자 역할이라고 믿었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나라 부동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피면서 왜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는지, '부동산 거품을 만드는 근원적 힘'이 무엇인지, 어떤 요인들이 집값을 올리는지, 앞으로의 집값 전망은 어떠할지를 검토한다.

그리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국토 공간의 쏠림 현상을 촉진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수도권에 아무리 많은 주택을 공급해도 중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왜냐하면 주택 공급은 더 큰 수요를 부르기 때문이다. 그가 내린 결론은 '수도권의 대항마인 메가시티를 지방에 구축하는 것'만이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 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불빛 속에 감추어진 집값 폭등이 낳은 박탈감, 무주택 청년들의 상실감 속에서 그가 제시한 새로운 공존의 패러다임이 명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