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조세트 메르시에(Josette Mercier)가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광주에서 연다.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새해 첫 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24일까지 조세트 메르시에 개인전 '조우하는 프로방스로의 동화적 시간들'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 중인 선혜영 작가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이번 전시는 마르세유 출신인 조세트의 1965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50여 년 동안의 작품들로, 그녀의 일생 대부분을 차지하는 남프랑스의 삶이 반영된 이야기들과 작가의 시선들로 화면에 가득하다.
지중해 햇살과 더불어 풍부한 자연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프로방스의 풍경과 인간미 있는 일상의 모습 속에 작가 특유의 유머가 스며들어 있다.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채들과 일부러 전통적인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는 평면적인 공간 처리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과 동화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것은 나이브 아트( Naive art) 작가로써 그녀가 추구하는 나이브테(naivete)들로, 어떤 규칙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순수함에 대한 지향이다.
조세트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언급하는 앙리 루소를 통해 작품 스타일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녀의 작품, '사자(12별자리 사자궁, 1984)'는 루소의 '정글 시리즈' 작품들과 매우 유사함을 보이는데 원시적인 자연의 배경과 동물을 통해 초월적된 시간을 그린 작품으로 그녀 스스로도 루소의 방식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말한다. 이는 그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 같은 그림이며 자신이 지금까지 늘 간직하는 나이브 아트에 대한 신념과 애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세트의 그림들은 단순히 나이브 아트 장르로만 설명할 수 없는 독립적인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
조세트의 작품들은 그녀의 삶에 전반적으로 지배한 프로방스라는 공간과 시간들로 인해 그녀만의 특유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들은 작가 내부의 회화적 감각들과 만나 유화의 재료로 선명함을 부여하는 색채들의 배치, 그리고 원초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작가 자신만의 화면의 규칙과 서술적 감성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관계자는 "조세트의 그림들은 어떤 이에게는 프로방스의 향수를 자극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언젠가 들려보고 싶은 곳 일 것"이라며 "그녀의 삶 자체라고 말하는 남프랑스에서 작가로써 조우했던 프로방스의 동화적 시간들로 관람객을 끌어 들인다"고 말했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세르 메르시에는 마르세유 국립 보자르에서 수학하고 1956년부터 살롱 드 앙데팡당에 작품을 출품한 이후 1969년 그녀를 위해 쓴 장지오노의 서문과 함께 파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다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녀의 작품들은 현재 프랑스 라발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